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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실책과 판정, LG 패배가 더욱 아픈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8-26 21:42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1루 두산 박세혁의 희생번트 때 2루수 강승호가 1루에서 타자주자를 아웃시킨 후 수비수가 없는 3루로 송구를 했다. 공이 뒤로 빠지며 1루주자 정진호는 홈까지 달려 득점에 성공했다. 공을 잡으러 간 손주인과 이형종이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8.26/

역전할 수 있는 귀중한 찬스를 놓쳤다. 모호한 판정과 실책이 LG 트윈스의 패배를 더욱 아쉽게 만들었다.

LG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대5로 졌다.이날로 LG는 최근 3연패, 원정 7연패 늪에 빠졌다. 중위권에서 함꼐 순위 싸움을 펼치던 롯데가 4위 도약 후 4경기 차로 훌쩍 달아난 가운데 6위 LG는 이제 SK 와이번스의 추격을 받는 입장이 됐다.

물론 LG에게도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상위 타선에서 꾸준히 찬스를 만들어 실점 이후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바로 5회초다. LG는 2-4로 2점 뒤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그런 와중에 5회초 선두 타자 채은성이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틈을 타 채은성은 과감하게 2루까지 파고들어갔다. 무사 2루 찬스에서 LG 벤치는 대타 카드를 내세웠다. 김재율은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타구가 얕아 채은성이 3루까지 가기에는 무리라고 봤지만, 채은성이 과감하게 태그업을 시도했다.

오히려 당황한 쪽은 두산 야수진이었다. 우익수 민병헌이 재빨리 3루로 송구했으나 공이 정확하게 가지 않았고, 채은성은 3루에서 세이프 됐다. 오히려 3루 파울 지역에서 투수 유희관이 제대로 백업을 하지 않았으면 채은성이 홈까지 들어올 수도 있었다.

그때 두산 김태형 감독이 항의를 했다. 채은성의 리터치가 민병헌의 포구 시점보다 빨랐다는 것이다. 이에 원현식 2루심이 어필을 인정했고, 채은성은 아웃이 됐다. 허무하게 주자가 사라진 LG는 양상문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에 나왔지만 이번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2루 LG 강승호의 우익수 플라이 때 2루주자 채은성이 3루까지 달렸지만 두산측이 채은성의 발이 2루에서 빨리 떨어졌다며 항의했다. 심판이 아웃으로 판정하자 양상문 감독이 나와 항의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8.26/
하지만 중계 방송사의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채은성의 태그업 시점은 빠르지 않았다.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헷갈릴 수 있으나 세이프에 가까웠다. LG는 억울하게 찬스를 놓친 셈이다. 채은성이 아웃되지 않았다면 무사 3루에서 얼마든지 추가점을 뽑을 수 없었다. 하지만 채은성의 아웃 이후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이 됐고 강승호도 초구에 물러나며 추격이 불발됐다. 벤치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현재 태그업 시점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심판진의 판단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에 번복할 기회도 못얻었다.

8회초 타선이 가까스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 배터리의 실책도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는 다시 LG쪽으로 기운듯 했다. 그러나 8회말에 예상치 못한 실책이 나왔다. 무사 1루 위기에서 두산은 1루 주자를 대주자 정진호로 교체했고, 타자 박세혁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 번트 타구가 1루 방면으로 향했고, LG 1루수 정성훈이 공을 잡은 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2루수 강승호에게 공을 던져 아웃시켰다.


하지만 공을 잡은 강승호가 돌연 3루로 공을 던졌다. 대주자 정진호가 2루를 지나 3루로 향하는 것을 보고 내린 판단이었다. 그러나 공을 잡을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송구가 되면서 불펜 앞까지 굴러가고 말았다. 정진호는 3루를 지나 득점했고, 뒤늦게 공을 쫓아간 유격수 손주인과 3루수 최재원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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