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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할 수 있는 귀중한 찬스를 놓쳤다. 모호한 판정과 실책이 LG 트윈스의 패배를 더욱 아쉽게 만들었다.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바로 5회초다. LG는 2-4로 2점 뒤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그런 와중에 5회초 선두 타자 채은성이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틈을 타 채은성은 과감하게 2루까지 파고들어갔다. 무사 2루 찬스에서 LG 벤치는 대타 카드를 내세웠다. 김재율은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타구가 얕아 채은성이 3루까지 가기에는 무리라고 봤지만, 채은성이 과감하게 태그업을 시도했다.
오히려 당황한 쪽은 두산 야수진이었다. 우익수 민병헌이 재빨리 3루로 송구했으나 공이 정확하게 가지 않았고, 채은성은 3루에서 세이프 됐다. 오히려 3루 파울 지역에서 투수 유희관이 제대로 백업을 하지 않았으면 채은성이 홈까지 들어올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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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타선이 가까스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 배터리의 실책도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는 다시 LG쪽으로 기운듯 했다. 그러나 8회말에 예상치 못한 실책이 나왔다. 무사 1루 위기에서 두산은 1루 주자를 대주자 정진호로 교체했고, 타자 박세혁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 번트 타구가 1루 방면으로 향했고, LG 1루수 정성훈이 공을 잡은 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2루수 강승호에게 공을 던져 아웃시켰다.
하지만 공을 잡은 강승호가 돌연 3루로 공을 던졌다. 대주자 정진호가 2루를 지나 3루로 향하는 것을 보고 내린 판단이었다. 그러나 공을 잡을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송구가 되면서 불펜 앞까지 굴러가고 말았다. 정진호는 3루를 지나 득점했고, 뒤늦게 공을 쫓아간 유격수 손주인과 3루수 최재원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