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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역대급'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흥행은 커녕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온갖 악재들이 프로야구를 힘들게 하고 있다.
2017 프로야구는 개막 전 878만6248명의 역대 최다 관중을 목표로 세웠다. 최근의 순위 경쟁과 경기력이라면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듯 보인다. 현장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들이 속출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에 이어 KIA 타이거즈가 '최규순 스캔들'에 직접 연관됐음을 시인했다.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구단주도 29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논란만으로도 야구팬들의 분노는 엄청나다. 문제는 이걸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최규순 전 심판의 계좌 추적이 끝났다면 여기저기서 돈을 송금한 증거가 다 나오지 않겠느냐"며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시 승부조작이나 대가성 뇌물의 의미가 아니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여겨 돈을 건넨 야구인들이 제법 될 것이란 얘기다. 사유가 어쨌든, 프로야구 관계자와 심판이 돈을 주고받는 건 불법이기에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당시(2012~2013년) 1군에 없던 kt 위즈 말고는 각 구단들이 다 연루됐을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이 어지러운 상황에 심판 판정 문제도 또 발생했다. 29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플레이오프를 방불케 하는 전쟁같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7회말 3루심의 어설픈 판정 하나에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여기서 심리적으로 말린 롯데가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물론 이 판정이 나오기 전 실력으로 롯데가 이닝을 무실점 마무리 할 수 있었기에 100% 심판 탓을 할 수는 없겠으나, 지켜보는 사람들의 집중도가 최고조로 올라간 상황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판정과 이후 심판진의 행동은 분명 보기 좋지 않았다.
안그래도 올시즌 프로야구는 오심 논란을 넘어서 비디오 판독 논란까지 더해져 신뢰도가 매우 추락해있다. 팬들을 야구장에서 떠나게 할 요소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 가장 민감한 게 심판 판정 문제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2017 프로야구는 29일까지 683만819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해 대비 -1% 수치다. 여기서 탄력을 받아야 관중 신기록이 세워질 수 있는데, 오히려 관중이 줄어들 요소들만 가득하다. 올시즌 사상 첫 홈 100만 관중 돌파 꿈에 부풀어있던 KIA가 최규순 스캔들 악재를 이겨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