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누가 바꾸라고 했어?' 믿음에 보답한 외국인 듀오 팻딘과 버나디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10-01 06:55


1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SK 문승원과 KIA 팻딘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팻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9.12

KIA 타이거즈의 올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는 대풍이다. 헥터 노에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성적을 올려줬고, 새로 온 팻 딘과 로저 버나디나도 엄지를 치켜들만한 했다.

그러나 팻 딘과 버나디나는 자칫 빛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초반 부진으로 인해 퇴출의 위험에 노출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고 기다려준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팻 딘은 올시즌 9승8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초반엔 좋았다가 한달이 넘어가면서부터 부진을 보인 케이스였다. 4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팻 딘은 7이닝 무실점을 보였고,8일 광주 한화전서는 5⅔이닝 동안 1실점을 했다. 2경기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팻 딘은 세번째 등판인 4월 14일 광주 넥센전서 9이닝 2실점의 완투승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갈수록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잘던지다가도 위기에서 한방을 맞고 실점을 하는 일이 많았다. 잘던지는 날엔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는 일도 잦았다. 6월 이후부터는 상대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다. 승리를 쌓아나가는 양현종과 헥터에 비해 팻 딘의 승리는 더디기만했다. 조금씩 교체라는 얘기가 팬들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교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팻 딘이 부진을 보이던 6월말 김 감독은 "교체할 생각이 전혀 없다. 잘던지고도 승리가 없다보니 초조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렇다. 자신감만 얻는다면 충분히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라고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 믿음이 통했다. 전반기에 17경기에 등판해 5승5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팻 딘은 후반기엔 에이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좋은 피칭을 했다. 후반기 12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전반기처럼 승리를 많이 챙기지는 못했지만 양현종(6승3패, 평균자책점 3.12) 헥터(5승5패, 평균자책점 4.04)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도 8번으로 헥터와 같았고, 양현종보다는 하나 더 많았다.


1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SK 문승원과 KIA 팻딘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3회 KIA 버나디나가 SK 문승원을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다. 덕아웃에서 김기태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는 버나디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9.12
버나디나도 퇴출의 위기를 넘겨낸 선수다. 호타준족으로 1번 타자감으로 데려온 버나디나였는데 4월까지는 영 아니올시다였다. 4월까지 타율이 2할5푼5리. 홈런은 1개에 그쳤고, 그나마 도루를 9개나 하면서 빠른 발을 과시했다. 1위를 달리기 시작한 KIA로서는 1번인 버나디나의 부진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가 아직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보고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5월 들어서도 버나디나의 타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점점 더 교체하라는 팬들의 원성이 높아졌지만 김 감독은 흔들림이 없었다.

5월 중순부터 김 감독의 믿음에 버나디나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포까지 터뜨리기 시작하자 김 감독은 이명기를 1번으로 돌리고, 버나디나에게 3번타자의 자리를 줬다. 이후 버나디나에게 슬럼프란 없었다.


후반기에서도 버나디나는 빛났다. 후반기 타율 3할3푼3리(215타수 72안타), 12홈런, 47타점을 올렸다. KIA 선수들 중에서 타율은 김선빈(0.370)에 이어 2위였지만 안타는 1위였고, 타점도 1위였다. 홈런은 2위. 전반기에 펄펄날던 선수들이 후반기에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버나디나는 꾸준했다.

여러 전문가는 "처음 온 선수들이 한달이상 부진을 보이거나 하면 구단으로선 교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KIA가 1위를 달리고 있었고, 김 감독이이게 둘에게 기회를 좀 더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팀이었다면 교체가 돼 이런 성적을 볼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라고 했다.

처음엔 천덕꾸러기였던 팻 딘과 버나디나, 이젠 KIA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또 터졌다. 프로토 78회 해외축구 필살픽 1395% 적중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