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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경험이었다.
사실상 한국시리즈 초짜들이 풍부한 경험을 가진 한국시리즈 베테랑과 경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두산의 우승확률도 KIA못지 않다는 평가를 했다. 정규시즌 1위로 3주간 휴식을 가져 체력이 넘치는 유리한 점이 있음에도 경험에서 두산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4경기를 치르면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KIA는 오히려 3승1패로 앞섰고, 남은 3경기서 1승만 더하면 8년만에 우승을 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KIA가 투-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반면, 두산은 찬스에서 번번히 범타로 물러났고, 수비에서도 중요한 실수를 연발하면서 벼랑끝에 몰렸다.
KIA에겐 이범호 김주찬 김선빈 이명기 김민식 등 큰 경기 경험이 적은 베테랑들이 있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지만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는 또 다르게 다가왔고, 베테랑으로서 잘해야한다는 부담을 이겨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베테랑들이 큰경기 경험까지 얻으면서 팀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마운드에선 임기영이나 김윤동 등 앞으로 KIA를 이끌어가야할 투수들이 중요한 경기에서 맹활약하면서 기대를 갖게 했다. 임기영은 중요한 4차전서 5⅔이닝 동안 6안타 무4사구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였다. 당초 타격전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임기영이 보기좋게 뒤집은 것. 정규시즌서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김윤동도 4차전서 6회말 2사 1,2루서 양의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막아냈고, 7회말엔 볼넷 2개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1사 1,2루서 오재원을 우익수 플라이,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큰 경기의 위기에서 집중력으로 막아내며 큰 자산을 얻었다.
KIA로선 한국시리즈를 통해 선수들 모두가 자신감이라는 큰 무기를 얻었다. 이것이 내년 시즌에도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된다.
정규시즌을 통해 조금씩 큰 KIA가 한국시리즈를 통해 확실한 강팀이 되는 성장 드라마가 이제 해피엔딩을 향해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