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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의 부담감 속. 그것도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결정짓느냐 아니냐의 순간에서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민식이 했던 말은 "대 투수가 왜 쫄아요"였다고. 20승의 에이스 양현종이 긴장하냐는 뜻이었다. 그말에 긴장했던 양현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그의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감도 사라졌다. 김민식은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볼넷을 내줬다. 현종이 형도 긴장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긴장을 풀어줄까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며 "현종이 형도 '알겠다'며 웃었다"라고 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였다. 김재호의 파울플라이를 잡은 뒤 '우승 확정 공'이 된 소중한 그 공을 버리고 마운드로 달려가 양현종과 기쁨의 포옹을 했다. "무슨 정신으로 그 공을 버렸는지 모르겠다"며 "챙겨야지하고 생각했었는데 우승하는 순간 다 까먹었다"며 웃었다.
SK 와이번스에서 백업 포수로 올시즌을 시작한 김민식은 4월 7일 트레이드가 된 이후 KIA의 주전포수가 됐고, 정규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양현종과 얼싸안은 2017년 한국시리즈의 우승 장면은 그에겐 최고의 순간이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