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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는 없었다. 쉽게 물러서지도 않았다. 비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꺾지 못했다.
롯데가 LG 선발 임찬규를 공략해 1회와 2회에만 9점을 뽑았지만, 충분한 점수가 아니었다. 6회부터 올라온 롯데 불펜들이 줄줄이 실점하면서 점수 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특히 LG는 8회말 5점을 냈다. 6-11로 뒤진 채 8회말 공격에 임했고, 박용택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으로 1점씩 쫓아갔다. 8-11에서 양석환이 구승민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기어이 11-11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뒷심은 롯데가 보여줬다. 롯데는 연장 10회초 LG 신정락과 마무리 정찬헌을 공략했다. 수비 실책이 겹치며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조홍석이 바뀐 투수 정찬헌을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곧바로 정 훈까지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내 다시 롯데가 리드를 쥐었다. 연장 10회초 4점을 뽑은 롯데는 LG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꺾고 15대1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패배로 LG는 최근 3연패에 빠졌다.
경기 중단과 그라운드 정비에만 1시간이 소요됐다. KIA 입장에서는 쉽게 경기를 포기할 수가 없는 아쉬운 상황이었다. 결국 오후 10시를 훌쩍 넘겨서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KIA는 임기준-김윤동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얻어맞아 1-6까지 뒤졌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초 기적이 일어났다. KIA 타선이 믿을 수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 마무리 심창민을 무너뜨린 것이다. 1사에 주자를 차곡차곡 모아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2사 이후 김선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그리고 최형우가 심창민을 끌어내리는 극적인 동점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스코어 6-6이 됐다. 끝이 아니었다. 최형우의 홈런 직후 바뀐 투수 우규민을 상대로 안치홍의 2루타와 김주찬의 역전 투런 홈런이 나오면서 KIA가 8-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문제는 9회초가 끝이 아니었다. 9회말 삼성이 김성훈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다시 쫓았고, 김상수의 끝내기 재역전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KIA 윤석민을 무너뜨렸다. 9대8, 최종 승자는 삼성이었다.
현재 LG와 KIA, 삼성이 물고 물리는 중위권 순위 싸움이 갈 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승리에 대한 순위 경쟁팀들의 집중력이 짜릿한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