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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누구든 상관 없다. 두산 베어스의 우승 시나리오는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두산에게는 한달 이상의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 우승을 일찍 확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이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계획으로는 13일까지 정규 시즌 일정이 끝난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서 한국시리즈는 11월초에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말 태풍 예보가 있기 때문에 정규 시즌 종료 시점이 하루이틀 더 밀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포스트시즌 시작일도 미뤄진다.
한달이 넘는 기간에는 모든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시즌 동안 피로가 쌓인 선발 투수들이나 핵심 야수들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있던 선수들도 회복이 가능하다. 실제로 두산은 휴식 효과를 이미 체험했다. 허경민 오재원 박건우 김재호 등 큰 부상 혹은 작은 부상으로 지쳐있던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회복해 돌아오면서, 9월에 스퍼트를 내 빨리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를 일찌감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한국시리즈에 컨디션을 맞추게끔 했다. '원투펀치'가 완벽한 몸 상태로 등판할 수 있다는 자체로 유리하게 시작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직행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준플레이오프 혹은 플레이오프부터 치고 올라오는 팀은 여러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두산도 이 점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또 경기 감각에 대한 걱정도 줄였다. 두산은 정규 시즌 종료 후 1군 주축 선수들이 모두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교육 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대학팀이나 경찰, 상무와 연습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일본 투수들의 빠른 공을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두산은 지난 2016년 통합 우승 당시에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미야자키에서 실전 경기를 치렀다. 한번 효과를 봤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