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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롯데-노경은, 과연 이대로 끝낼 것인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2-07 08: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와 투수 노경은의 FA(자유계약선수) 협상이 결렬된지 1주일이 흘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다. 협상에 진전이 없어도 결국 결론은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지만, 결말은 정반대였다. 기약없는 침묵 속에 '최악의 반전'이 속편으로 연결될 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협상 결렬을 선언한 롯데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빈자리 채우기가 쉽지 않다. 양상문 감독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24명의 투수들을 불러모았지만, 확정적인 선발 투수는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 김원중 세 명 뿐이다. 당초 노경은까지 4명의 선발 카드를 구축하고 나머지 한 자리를 메울 계획이었지만, 구상이 틀어지며 부담도 커졌다. 박세웅은 빨라야 후반기에나 등판이 가능해 보이고, 송승준은 세월이 걸림돌이다. 정성종, 김건국, 윤성빈은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면 지난 시즌 내내 롯데를 괴롭혔던 '선발진 불안'이 또다시 일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존심'을 앞세워 롯데의 제안을 거절했던 노경은 역시 앞길이 막막한 처지다. 스스로 가치를 인정 받고자 신청했던 FA가 이제는 선수 생명을 건 '도박'이 됐다. 롯데가 노경은의 보상 규정을 이유로 사인앤트레이드, 방출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KBO리그 내 움직임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노경은은 롯데와 협상 결렬 뒤 대만 등 해외 진출을 타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의 협상 말미에 대리인 계약을 해지한 뒤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독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진출 조건은 롯데와의 FA 협상 때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유일한 반전 카드는 노경은이 롯데와 협상 테이블을 다시 차리는 것 뿐이다. 선수 생활 뿐만 아니라 야구인으로 남은 인생을 감안할 때 자존심을 잠시 접더라도 현실적인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단과의 불필요한 감정 싸움에 이은 협상 결렬은 결국 향후 스토브리그에 나설 다른 FA 선수들에게도 결코 좋은 선례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롯데 역시 '가능성'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아직 시즌 개막이 남은 상황에서 '선발진 보강'이라는 전력 강화 카드를 굳이 배제할 이유는 없다. 선발진 불안이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행보로 연결된 끝에 가을야구 좌절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던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협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조건으로 유리하게 판을 만든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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