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희비 엇갈린 '타자' 류현진 vs '타자' 범가너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03 13:48


Los Angeles Dodgers' Hyun-Jin Ryu bunts during the second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Arizona Diamondbacks, Thursday, March 28, 2019, in Los Angeles. Ryu was tagged out on the play. (AP Photo/Mark J. Terr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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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하는 범가너. AP연합뉴스

'투수를 출루시키지 마라'

무조건 잡아야 할 타자. 바로 상대 투수다.

류현진 vs 범가너 좌완 에이스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3일 다저스타디움. 두 투수의 타자 역할도 관심사였다. 두 선수 모두 그냥 서 있다 들어가는 아웃카운트용 타자가 아니다. 특히 범가너는 이날 경기 전까지 17개의 통산 홈런을 기록할 만큼 타격이 매섭기로 유명한 투수다.

이날도 두 투수는 타자로서 큰 역할을 했다.

먼저 상대투수를 흔든 것은 '타자' 류현진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말. 선두 러셀 마틴이 투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첫 타석을 맞은 류현진은 당연히 번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범가너는 커브와 커터를 잇달아 던지며 3B-0S에 몰렸다. 류현진은 볼이 들어오자 센스있게 배트를 거두며 유리한 볼카운트로 몰고갔다. 4구째 처음으로 145㎞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바깥쪽 높은 쪽에 꽉 찬 듯 보이는 공. 하지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볼넷으로 무사 1,2루. 범가너는 이 볼 판정을 놓고 주심에게 항의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상대 투수를 걸어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한 스스로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평정심을 잃은 범가너는 흔들렸다. '천적'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적시타로 선제 실점을 했다. 터너와 시거를 범타 처리한 범가너는 폴락에게 안타를 내주며 허용한 2사 만루 위기에서 코디 벨린저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5-0. 류현진의 구위를 감안하면 뒤집기 힘든 초반 점수 차였다.

류현진도 '타자' 범가너에게 혼쭐이 났다. 3회 2사 후 첫 타석은 변화구 승부로 쉽게 요리했다. 4구만에 127㎞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5-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2구째 142㎞ 커터가 가운데로 몰렸다. 범가너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다. 추격의 좌월 투런포. 개인 통산 18번째 홈런이었다. 투수에게 홈런을 허용한 류현진도 살짝 흔들렸다. 후속 타자 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4연속 안타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몽고리아와 포지 등 까다로운 타자들을 삼진과 땅볼로 돌려세우며 탈출에 성공했다.

상대 투수와의 승부에 실패했던 두 투수. 하지만 그 여파는 범가너에게 치명적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2승째를, 범가너는 2패째를 눈앞에 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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