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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한 건 아니었는데..."
구승민은 경기 후 병원으로 실려간 정수빈과 연락을 취했고, 진심을 담은 사과를 건넸다. 정수빈도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어른스럽게 화답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구승민이 의도적으로 정수빈을 맞추기 위해 '빈볼'을 던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수빈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승민을 향한 비난은 더 커졌다. 양 감독은 "1%도 (사실이) 아닌 오해"라며 "구승민이 실점을 하기 않기 위해 열심히 던지려다가 실수를 한 것 뿐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나도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늘에 맹세한다"고 강조했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구승민은 NC전을 마친 뒤 "공 1개로 이틀 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늘 공교롭게 첫 타석에 왼손 타자를 만났다. (정수빈에게) 미안한 감정과 별개로 계속 의식하면 나나 팀이나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어 평소대로 준비했다. 마운드에 올라 좌타자를 만났을 땐 부담감이 있었지만, 잘 풀어 나간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나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학창 시절 타자를 하면서 사구를 맞아본 적도 있어 고통이 얼마나 클 지 알고 있다"며 "정수빈에겐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다. 하루 빨리 낫고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군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구승민은 올 시즌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 중이다. 구승민은 "내 공만 던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이나 결과를 보면서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에게 그만큼 분석이 된 것 같다"며 "감독, 코치, 포수, 선배들과 소통하며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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