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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KIA 1차지명' 정해영 잠재력·운영·멘탈 '탈고교급', 구속 향상되면 '괴물' 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06:34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제일고와 김해고의 32강전 경기가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등판한 광주일고 정해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정해영은 KIA 타이거즈의 2020년 신인 1차 지명선수로 지명됐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제일고와 김해고의 32강전 경기가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광주일고가 3대1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광주일고 선수들의 모습.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목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해 10월 17일,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4강전. 광주제일고 2학년이었던 정해영은 강릉고전에 선발등판, 7⅓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12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2실점으로 버텼다. 당시 정해영의 마음가짐을 아버지 정회열 KIA 타이거즈 전력분석 코치(51)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정 코치는 1990년 해태 타이거즈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의 KBO리그 동시 1차지명은 역대 세 번째다.

정 코치는 "해영이가 '내 뒤에 나올 투수가 부족해 최대한 이닝을 길게 소화해야 했다'고 하더라. 길게 가려면 맞더라도 정면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놀랐다"고 귀띔했다. 아버지는 어리게만 봤던 아들에게서 강한 책임감을 발견했다.

이미 고교야구에선 정해영의 잠재력과 경기운영능력, 정신력을 '탈 고교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코치도 "자식이라고 해서 오해받을 수 있겠지만 야구인 관점으로 봤을 때 잠재력은 있다. 요즘 유망주들이 구속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투수로서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구속은 꼭 필요하다. 구속만 좀더 올라오면 성장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정해영의 비공식 최고구속은 시속 146~147km. 고교시절 공식 무대에선 시속 145km까지 던졌다. 현재 구속은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으로 형성되고 있다. 정해영은 "구속을 좀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정 코치는 "해영이는 공을 쉽게 쉽게 던진다. 힘이 붙고 힘을 쓰는 요령을 더 터득하게 되면 구속은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IA 타이거즈는 잠재력을 보고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정해영을 선택했다.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 김해고전이 끝난 뒤 정해영은 "(1차 지명으로)꿈이 이뤄졌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날 정해영은 3-1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로 구원등판해 1이닝 동안 13개의 공을 뿌려 무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16강행을 지켜냈다. 정해영은 "이번 청룡기 목표는 우승"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KIA 타이거즈에 1차 지명된 광주제일고 우완투수 정해영. 목동=김진회 기자
해태 타이거즈 포수 출신인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면서 야구에 흥미를 느낀 정해영은 전주효문초 4학년 때 광주대성초로 전학해 본격적인 야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투구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정 코치는 "고무공으로 캐치볼을 할 때에도 릴리스 포인트(투수가 쥐고 있는 공을 마지막으로 놓는 위치)가 괜찮았다. 소질이 있어 보였다. 야구를 하고싶다길래 내가 고생했던 것도 생각났지만 후배인 염경엽 감독 등 주위 지인에게 조언을 구한 뒤 아들의 꿈을 응원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망가지 말고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져라"는 아버지의 조언은 정해영을 카운터 승부의 강자로 만들었다. 정해영은 "아버지께선 항상 '네 공만 던져라'라고 말씀하신다. 졸지 말라는 조언도 하신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해영이가 초등학교 때 두 차례 우승했을 때도 투수를 했었는데 30이닝을 던져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초등때부터 도망가지 않았다"고 했다.

우완투수인 정해영의 롤 모델은 '국보' 선동열(전 야구대표팀 감독)이다. 정해영은 "선 감독님께선 완벽한 투수다. 닮고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코치는 "현역시절 선 감독님과 야구를 같이 했었는데 정말 존경하는 선배다. 대한민국 야구의 레전드 이상이시고 모든 걸 갖추신 분이다. 해영이는 특히 선 감독님의 명품 슬라이더에 반했다. 박찬호 윤석민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영상에서 선 감독님의 피칭을 본 뒤 푹 빠졌다"고 했다.

긍정 마인드로 무장한 정해영은 올해 프로에 데뷔한 김기훈(19)의 길을 걷고 싶어한다. 정해영은 "청소년대표팀 때 같이 뛰었던 형(김기훈)이 프로에서 뛰고 있는 모습이 그저 신기할 뿐"이라며 웃었다. 목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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