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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최강 포수' NC 양의지가 말하는 '좋은 포수가 되기 위한 조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8-27 10:00


◇NC 양의지.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NC 다이노스 양의지. 자타공인 KBO리그 최강의 포수다.

포수 FA(자유계약) 사상 최대 금액(125억원)은 허울이 아니었다. 타격-수비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있다.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쉬었음에도 복귀 직후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불망방이를 휘두르고 있다. 잠시 흔들리던 마운드 역시 양의지의 '특급 리드' 속에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5강 굳히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KBO리그에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포수난 속에 양의지의 존재 가치는 그만큼 더 빛날 수밖에 없다. 김태군, 정범모가 지키던 NC의 안방은 양의지 합류 후 김형준까지 급성장하면서 '포수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 타 팀 팬들 뿐만 아니라 구단들 모두 '양의지 효과'에 부러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양의지가 생각하는 '좋은 포수가 되기 위한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양의지는 "포수는 '감독의 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지휘하는 것은 감독이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포수가 감독의 의중을 헤아려 실천하는 '야전사령관'이 되야 한다는 것. 경기 중 사인 뿐만 아니라 제스쳐, 필요하다면 쓴소리까지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의지는 "나는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님이 어린 연차부터 포수라는 임무 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부여해줬다"며 "포수가 동료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동료들 스스로 이런 포수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책임을 경기에서 실천하기 위해선 꾸준한 출전 기회가 담보되야 한다. 양의지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기에 최대한 많이 나가서 스스로 몸으로 느끼는 것 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며 "팀에서 얼마나 기다려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역시 팀에서 기다려주지 않았다면 기량이 쉽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스스로 좋은 기량을 펼쳐 보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때로는 배움도 필요한 법. 경기장 안팎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의 존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양의지는 '배움의 여건'이 아닌 '노력'을 지적했다. 양의지는 "나는 홍성흔 선배, 용덕한 코치 등 좋은 포수 롤모델을 바라볼 수 있었다.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곧바로 물어볼 수 있었고, 보고 배우는 점도 많았다. 좋은 선배들이 한 팀에 있다면 그만큼 빨리 배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 상대팀 포수 선배, 동료들을 찾아가 궁긍증을 묻고 해소한 경우도 많았다. 같은 포수 포지션이라 그런진 몰라도 물어보면 잘 대답해줬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어떤 여건에서든 스스로 만족해선 안된다. 항상 의문점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수가 금값'이 된 KBO리그의 흐름. 자연스럽게 아마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미래의 양의지'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포수는 중요성-활약상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한 채 힘겨운 포지션이라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양의지의 답은 명쾌했다. 중요한 것은 '포지션'이 아닌 '야구를 대하는 마음'이라는 것. 양의지는 "학생 때 투수를 하다 야수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고, 야수 중에 포수로 전향하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며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닌,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을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그라운드에 내 이름이 항상 있게 만들기 위해선 내 포지션의 스페셜리스트가 되야 한다"며 "결국 '내 야구'를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재능을 갖춰도 노력이 없다면 살릴 수 없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는 양의지의 모습이 증명해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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