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승부로 시작된 KT-두산 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통보는 부담감 보다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KT가 불리할 것'이란 세간의 예상이 오기를 자극했다.
"저는 열아홉이라 경험이 없고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는데요. 부담감 보다 책임감이 많이 들더라고요. 컨디션이 좋아 자신이 있었어요. 보란듯이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게 (호투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소형준은 고졸 신인 답지 않은 담담함으로 한 타자 한 타자를 처리했다. 투심과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해 무수한 땅볼 유도를 했다. 4회 김재환의 2루타를 제외하곤 5회까지 외야 타구 조차 없었다.
|
|
"아쉽긴 하죠. 가장 긴장했던 경기는 아니었어요. 작년 세계청소년 야구대회 일본전이 더 긴장됐던 것 같아요. 정규시즌과 똑같이 던지고자 했죠. 똑같은 거리와 같은 타자와 상대하는 거라 생각하고 던졌어요. 관중도 육성응원이 안되니까 달랐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플렉센과 눈부신 명풍 투수전을 펼쳤지만 정작 본인은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있을 때 (플렉센이) 던지는 건 못보고 타자만 보였어요. 별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던질 부분만 생각했죠."
오로지 자신과 팀 승리에만 집중한 결과.
성공적이었다. 6⅔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멋진 투수전이 완성됐다.
|
"내년에 잘해서 가면 좋겠지만 올 겨울부터 목표를 삼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게 개인적인 목표니 잘 준비해서 도전해보겠습니다."
15승 투수 데스파이네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1선발 낙점. "코치진 99%가 찬성했다"는 그 결정은 옳았다.
정작 본인은 에이스란 칭호에 손사래를 친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몇 년 더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죠.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 많은 부분들을 보완을 해야 에이스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팀이 비록 1차전을 패했지만 소형준은 포스트시즌 다음 등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는 팀 KT를 믿어요. 제가 한 번 더 던지기 위해서는 벤치에서 파이팅을 크게 외쳐야죠. 컨디션 조절하고 잘 준비하면서 선배들을 열심히 응원할 겁니다."
|
|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