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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첫 선발 풀타임' KIA 이민우, 양현종 없으면 선발진 이끌어야 할 '리더' 돼야 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1-01-04 15:55


KIA 타이거즈 이민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우완투수 이민우(28)는 지난 시즌 1차 지명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6승(10패)밖에 배달하지 못했지만, 2015년 1차 지명 선수로서 팀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5월은 구름 위를 걸었다. 5경기 선발등판에서 3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 3.23.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세 차례나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는 다승과 평균자책에서 팀 내 1위를 찍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늘어졌던 비 시즌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고, 시즌 준비가 덜 된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을 제치고 3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면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6월부터 급격하게 무너졌다. 결국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140이닝 이상은 던져보고 싶다. 그것보다 더 잘하려고 하면은 욕심인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던 이민우였다. 그러나 22경기 선발등판해 총 106이닝에 그쳤다. 비교적 피홈런을 많이 허용해 한 번에 대량실점을 내줬다. 5선발 임기영(25경기 73자책점)을 기록한 보다 자책점 7점이 많았다.

생애 첫 선발 풀타임은 반쪽 성과였다. 부진한 성적도 그렇지만,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9월에는 결막염이 원인이기도 했다.

반짝 풀타임은 아닐 듯하다. KIA는 이민우가 2020시즌에 쌓은 선발 경험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다만 이민우에게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지난 시즌 대체선발 경험을 한 '영건' 김현수(21)와 장현식(26)에다 군제대 이후 로테이션에 다양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좌완 김유신(22)이 선발 전환에 도전하고 있다. 모든 건 정명원 신임 1군 투수코치와 상의할 'KBO리그 2년차' 맷 윌리엄스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KIA 선발진은 아직 변수를 남겨뒀다. '에이스' 양현종(33)의 해외진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현종 측은 오는 20일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는 입장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해주는 팀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국내 잔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후 KIA는 양현종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하지만 양현종이 떠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그럴 경우 이민우가 토종 선발투수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양현종은 지난해 주장을 맡으면서 자신의 성적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컨디션까지 챙기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양현종은 지난해 9월 말 가족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급히 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를 위한 응원 메시지 릴레이를 자신의 SNS에 올려 KBO리그에 묵직한 울림을 주기도.

양현종의 섬세함을 옆에서 지켜본 이민우는 양현종이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을 경우 선발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투수조에선 홍상삼이 보기와 다르게 동료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펜진이기 때문에 모든 투수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민우가 임기영은 물론 양현종의 빈 자리를 채울 젊은 투수들, KBO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외인 다니엘 멩덴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책임감은 더 좋은 성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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