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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인터뷰]송은범이 웃으면 LG팬들은 울상. 올해는 웃지 않을 준비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중"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3-01 08:14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이 25일 이천 LG챔피언스 파크에서 진행됐다. 투수 송은범이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이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2.25/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팬들은 송은범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그의 얼굴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 언제 웃으냐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웃는 모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웃으면 LG팬들은 울상이 된다. 송은범이 웃을 때는 상대에게 안타나 홈런을 맞았을 때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속이 쓰릴 수 있겠지만 이는 송은범만의 멘탈 관리법이다. 송은범은 맞았을 때 가끔 웃는데 왜 웃냐고 묻자 "내가 제대로 잘 던졌는데 타자가 잘 쳤을 때 '나이스 배팅'이라고 속으로 말하고 웃는다"라면서 "내가 잘던졌는데 타자가 잘 치면 인정을 해야한다"라고 했다. 팬들이 좋지 않게 볼 수도 있다고 하자 "인정할 건 인정하고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해야 한다. 잘 던진 공을 맞았을 때 자신감이 떨어지면 다음 타자와 승부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라고 했다.

올해는 마운드 위에서 잘 웃지 않으려는 준비가 착착 진행중이다. 지난해처럼 선발을 준비하다가 불펜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불펜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 전지훈련 때보다는 조금 늦춰서 하고 있지만 계획한 대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송은범으로선 지난해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준비가 덜되면서 송은범이 선발 요원으로 분류돼 4선발로 준비했었다. 하지만 5월 6일 두산과의 첫 선발 등판 경기서 2⅓이닝 9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후 곧바로 불펜 투수로 전환했다.

아무리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베테랑 송은범이었지만 보직의 변화는 어려움을 가져왔다. 몸이 달랐다. 선발로 준비를 하다보니 연투를 하기 힘들었다. "선발은 5∼6일에 한번 던지지만 등판했을 때 많은 공을 던져야 하고, 불펜은 공은 적게 던지지만 2∼3일 연투가 필요하다. 몸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전반기엔 다시 불펜 투수로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7월 초 2군으로 내려가 3주 넘게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송은범은 "그때 경기에 나가 던지지는 않았는데 매일매일 원거리 캐치볼을 했었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계속 하면서 어깨가 풀렸다. 그러면서 연투를 해도 괜찮게 됐다"라고 회상.

7월 초까지 불펜 투수로 18경기서 1승1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했던 송은범은 2군에 다녀온 뒤 37경기서 3승4홀드, 평균자책점 3.08로 좋아지며 팀내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FA 2년계약의 마지막해다. 내년시즌부터는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올해의 성적이 재계약 협상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송은범은 신경쓰지 않았다. "바람이 흘러가는대로 갈 것"이라는 송은범은 "계약 마지막해라고 다른 것은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것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 지난 시즌 아쉬움이 너무 많았기 때문. "우리 선수들이 NC전엔 너무 자신있었다. 올라만 가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올라가질 못했다"라면서 "집에서 한국시리즈 보면서도 올라가면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라고 했다.

올해 그의 목표는 간단했다. 송은범은 "어느 자리에 어느 상황에서 나가든 팀이 한번이라도 더 이길 수 있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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