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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도 왼손이라면 분명히 잇점이 있다. 오른손 타자에게 약하더라도 왼손 타자만 전문으로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왼손 타자의 강세가 심한 KBO리그에 '끝판왕'이 왔다. 바로 메이저리거 추신수다. 16년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추신수는 비록 나이가 많다고 해도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렇게 잘치는 타자가 많으니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왼손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 엔트리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투수가 1∼2명의 타자만을 상대하고 교체된다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 1∼2명의 타자가 승부를 뒤바꿀 수도 있기에 결코 비효율적이라 하긴 힘들다.
LG는 1일 왼손 불펜 투수 고효준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롯데에서 방출됐던 고효준의 영입 시점이 흥미롭다. 보통 방출 선수를 영입할 땐 방출 시점에서 늦어도 한달 이내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데려갈만한 선수라고 판단될 때는 경쟁이 붙기도 한다.
고효준이 11월 25일에 방출이 발표됐으니 새 팀을 찾는데 석달이나 걸렸다. 그래도 고효준이 LG에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왼손 불펜진에 대한 수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왼손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LG 진해수나 NC 임정호, KIA 이준영, 삼성 임현준, 두산 이현승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한 KT 주 권의 경우는 오른손 투수임에도 왼손 타자를 주로 상대한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왼손타자에게 더 효과적이라 이강철 감독이 전략적으로 주 권을 왼손타자가 많이 포진된 상황에서 투입한다.
중요한 순간 벌어지는 팀의 왼손 중심타자와 왼손 스페셜리스트의 대결은 그야말로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봐야하는 순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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