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땐 팬레터 두께로 경쟁했지."
한참 라이벌 구도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을 말하던 류 감독은 갑자기 피식 웃더니 "우리 때는 팬레터 두께로 경쟁했었다"라고 했다.
1994년 당시 구리에 처음으로 훈련장이 생겨 숙소생활을 할 때였다. 신인이던 류 감독과 서용빈 KT 2군 감독, 김재현 해설위원 모두 숙소생활을 했었다고. 워낙 인기가 많았던 터라 아날로그 시대였던 그때는 팬레터가 인기의 척도였다.
류 감독은 3명의 팬층도 달랐다고 했다. "(서)용빈이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께 인기가 많았고, (김)재현이는 어린쪽에 팬층이 많았다"라고 했다. 류 감독을 좋아하는 팬들은 어느 세대였냐고 묻자 "난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했다. 나는 귀여움으로 승부했었다"라며 쑥스러운지 크게 웃었다.
류 감독은 "당시 어린 팬들을 오빠부대라고 했었다. 농구로 시작해 야구, 축구로 퍼졌다"라며 "오빠부대로 인해 여성야구팬들이 늘었고 그러면서 관중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KBO리그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4년간이 황금기였다. 1993년 처음으로 400만 관중을 넘겼고, 1995년엔 첫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때 LG는 홈관중 126만4762명을 기록해 팀 최다 관중 기록을 썼다.
류 감독은 새로운 인기 스타들의 탄생을 기대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이 10년 넘게 이끌어줬다"는 류 감독은 "꼭 우리팀이 아니더라도 이제 새로운 얼굴이 탄생해서 리그를 이끌어주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소형준과 이민호의 시즌 중 맞대결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억지로 맞붙일 필요는 없지만 굳이 피할 필요도 없다"면서 "순리대로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