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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래 기다린 선발승이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의미있는 시즌 첫승을 거뒀다. 지독하게 안풀리던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될까.
3회에도 2사 2루까지 주자가 진루했지만, 2루 주자 심우준이 3루 도루에 실패하며 태그 아웃됐고 그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이영하는 계속해서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4회에는 강백호 볼넷, 알몬테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유한준을 초구에 내야 플라이로 처리한 이영하는 박경수 타석에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완벽한 병살타를 앞세워 이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두산이 1-0에서 달아나지 못하는 상황. 이영하는 5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안타를 맞은 후 2아웃을 잘 잡았지만, 배정대에게 던진 초구 실투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되면서 1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1-1 동점.
지난해 7월 7일 LG 트윈스전 이후 281일만의 선발승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 유망주로 우뚝 섰지만, 지난해는 부침이 심했다. 시즌 초반부터 극도의 부진이 이어졌고, 경기도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9월부터는 포지션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동하는 초강수까지 띄웠다. 스스로 원해서 내린 변화였다.
그러나 마무리 변신도 녹록치 않았다. 지난 1년간 많은 것을 느낀 이영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발 귀환을 준비해왔다. 비시즌 훈련량도 늘리고 체중도 감량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준비 도중 담 증세로 투구를 중단하는 등 방해 요소가 생기면서 이 역시도 쉽지는 않았다.
두산 선발진의 '키 플레이어'가 바로 이영하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영하가 다시 살아나줘야 두산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2019시즌 귀환'을 목표로 내건 그가 어렵게 첫 발을 뗐다. 올해는 정말 다를 수 있을까.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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