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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 곽 빈에게 올 시즌은 사실상 두번째 데뷔 시즌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달콤한 꿈은 채 두 달을 못 갔다. 5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2군을 오르내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2018년 6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전 1⅓이닝 6실점 부진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팔꿈치에 탈이 났던 것이다. 몸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곽 빈은 그해 10월 수술대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듬해 후반기면 다시 잠실구장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됐으나, 생각보다 재활이 길어졌다. 공을 던졌다가 멈추기도 했다.
기다림의 시간. 그리고 곽 빈이 1군에 돌아온 것은 1044일만인 2021년 5월 1일이었다. 부상에 대한 잔해를 완전히 떨쳐내고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는데 1000일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올 시즌은 2군에서 맞이한 곽 빈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뛰며 선발 투수로서의 데뷔를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성과가 확인된 직후, 김태형 감독은 대체 선발로 곽 빈을 낙점했다.
그의 두번째 데뷔 무대. 김태형 감독은 "그때보다 힘이나 전반적인 부분들이 좋아졌다"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데뷔 시즌 곽 빈을 이끌었던 리더는 당시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신인때는 공 자체가 워낙 좋았지만, 일단 양의지가 (홈에)앉아 있었다. 양의지가 커브 변화구를 정말 적절하게 너무 잘 써준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좋을 때는 연달아 2~3개씩 던지게 하면서 리드를 잘해줬다. 물론 본인이 능력이 있으니까 의지가 그 공을 끄집어 낸 것이겠지만"이라고 웃었다. 경험이 적었던 신인 투수를 노련한 베테랑 포수가 앞에서 끌며 빠르게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역량을 더 키워 그토록 기다렸던 마운드에 돌아왔다. 겨우 한 경기 봤지만 초조하게 지켜보던 코칭스태프도 흔쾌히 합격점을 매겼다. 앞으로 충분히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투수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는 마운드에서 전체적으로 힘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낙관했다. 긴 터널을 지나온 곽 빈의 첫 시즌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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