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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 경기 빼고 선발 포수로 5번 나왔는데, 경기를 다 졌다. 홈런도 치고, 팀도 이겨서 그나마 스트레스를 덜었다."
이날 김민수는 롯데 선발 박세웅에 단 1안타로 틀어막히던 3회말, 0-0의 균형을 깨뜨리는 뜻밖의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대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민수는 볼카운트 2볼에서 3구째 박세웅의 146㎞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겼다. 공식 비거리는 128m.
김민수는 "난 8번 포수, 쉬운 타자니까 쉽게 카운트를 잡으러 올 것 같았다. 마음 놓고 앞에 두고 쳐봐야지 했는데 운 좋게 홈런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나도 어디까지 날아가는지 못봤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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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날 데뷔 첫 홈런 포함 17타수 8안타(타율 0.471)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수비에서도 백정현의 전담포수로 활동하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인터뷰는 이날이 처음 아닐까. 김민수는 "신인 시절 한화에서 한적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 그를 주전포수로 밀어주던 김응용 전 감독이 '도루 저지 3할'이라며 인터뷰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것. 이듬해 삼성 입단 이후로는 첫 단독 인터뷰다. 김민수는 이날 자신의 방송 인터뷰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이정식 코치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데뷔 첫 승이나 첫 홈런을 친 선수는 선수단에게 '한턱'을 낸다. 김민수는 "시간 날 때 맛있는 거 사들고 라커룸을 찾아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8년만의 홈런인데, 8년치 못산 거 한꺼번에 사야죠. 사실 다른 선수들이 사는 거 보고 그동안 부러웠거든요."
상원고-영남대를 졸업하고 프로로 데뷔한지 8년, 어느덧 서른이 된 김민수의 진솔한 속내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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