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담대했다.
고졸 신인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1점 차 박빙의 상황 속 등판. 하지만 이승현은 13구 중 무려 10개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볼은 타자 당 1개씩 총 3개 뿐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마운드에 선 이승현은 배짱 두둑한 투수였다. 전혀 긴장한 기색 없이 씩씩하게 자기공을 뿌렸다.
이날 뷰캐넌을 상대로 멀티히트와 타점까지 기록한 선두 이천웅을 상대로 초구 150㎞의 강속구를 찔러넣었다.
2구째 125㎞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기막힌 볼 배합에 이천웅의 배트가 꿈쩍도 하지 못했다. 151㎞ 볼을 보여준 이승현은 137㎞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타이밍을 빼앗긴 이천웅이 친 타구가 힘없이 3루쪽으로 굴렀다. 땅볼 아웃.
루키에게 가장 힘든 첫 타자 승부가 지나가자 일사천리였다.
두번째 타자 문보경에게 던진 초구 스트라이크는 잠실야구장 전광판에 152㎞가 선명하게 찍혔다.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듯 5구 모두 패스트볼 승부를 펼친 끝에 1B2S에서 151㎞ 바깥쪽 꽉 차는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노련한 김민성과의 승부는 변화구를 많이 섞었다. 초구 150㎞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
비록 패했지만 이승현의 재발견이란 큰 소득을 얻은 경기였다.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과 함께 고교 최고 좌완 트로이카로 명성을 떨친 미래의 에이스. 향후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 하겠지만 1군 무대 첫 모습만큼은 강렬했다. 좌완 파이어볼러가 없는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