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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퇴장이 문제가 아니었다. 2루수 출신인 사령탑은 주자의 팔을' 밀어낸' 수비를 참을 수 없었다.
문제의 상황은 8회초 NC의 공격이었다. 나성범의 볼넷 후 대주자 이재율이 투입됐다. 이재율은 양의지의 타석에서 과감한 도루를 시도했고, 심판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다. 하지만 롯데 측의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판정이 뒤집혔다.
논란은 느린 그림에서 드러난 롯데 2루수 김민수의 태그였다. 이재율의 손은 김민수의 태그보다 명백히 빠르게 2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2루에 도달해 몸을 웅크리는 이재율의 팔을 김민수의 글러브를 쥔 손이 밀어내는 듯한 동작이 포착됐고, 순간적으로 이재율의 손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면서 아웃으로 판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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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는 규정상 무조건 퇴장이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팔을 붙들고 매달리는 강인권 수석코치를 끝내 뿌리치고 그라운드로 달려나갔다. 이어 '고의성이 없는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설명하는 심판진을 향해 직접 수비 동작까지 취해보이며 강도높은 항의를 펼친 뒤 퇴장당했다. 시즌 9호 퇴장(감독 3호)이다.
이재율의 도루가 성공했다면 무사 2루에서 양의지, 애런 알테어, 박석민의 4~6번으로 이어지는 황금 타선이었다. 1점차의 살얼음 리드가 2점 이상의 차이로 바뀔 수 있는 승부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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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재율은 1군에서의 5시즌 동안 통산 타석수는 100타석이 안되지만, 24개의 도루를 기록한 대주자 전문 요원이다. 출전 기회 한번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도루 실패나 견제사는 3100만원에 불과한 이재율의 연봉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동욱 감독이 롯데 2루수 김민수의 '밀어서 세이프 해제' 플레이에 유독 분노한 이유다.
또한 이동욱 감독의 선수 시절 주 포지션은 다름아닌 2루수다. 2루 경합 상황에 대한 전문가다. 태그 과정에서 수비수가 주자의 팔을 밀어내는 동작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다. 이동욱 감독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수석코치도 말리지 못한 이동욱 감독의 분노. 이날 경기가 NC의 승리로 끝난 것은 어쩌면 양팀 모두에게 다행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일 승부가 뒤집혔다면, 두고두고 논란이 될뻔했던 장면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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