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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천신만고 승리. 의미 있는 돌파구였다.
자칫 연패가 길어졌다면 심리적 초조함이 커졌을 상황. 적절한 시점에 나온 중요한 승리였다.
동료들의 온 몸을 던져 원태인의 승리를 지켰다.
불펜 승리조 역시 사력을 다한 피칭으로 6회부터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원태인의 승리를 굳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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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머리 복잡한 원태인을 위해 경기 전부터 부담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100개 던지면 95개는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는 마음으로 쉽게 가자"며 후배를 토닥였다.
힘들게 채운 5이닝. 버팀목 강민호가 있어 버텨낼 수 있었다.
3-1로 앞선 5회말 2사 후. '천적' 박동원을 세번째로 만났다. 지난 19일 3연타석 홈런으로 좌절을 안긴 주인공. 이날도 첫 타석 밀어내기 볼넷→두번째 타석 2루타로 원태인을 어김 없이 괴롭히던 중이었다.
긴장되는 순간, 하지만 원태인이 갑자기 빵 터졌다. 웃음을 참지 못하며 빙긋 미소를 흘렸다. 왜 그랬을까. 사연은 이랬다.
계속 얻어맞는 막내 동생을 위해 큰 형님 강민호가 팔을 걷어붙였다.
박동원이 들어서자 강민호는 느닷없이 원태인을 향해 소리를 빽 질렀다. "마! 함 잡아봐라."
갑작스런 돌발 행동. 웃음이 터지면서 긴장이 스르륵 풀렸다.
"민호 형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셔서 웃었어요. 2점 차라 어차피 홈런을 맞아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 비우고 던졌어요."
6승에서 막힌 원태인의 혈을 뚫어주기 위한 노장 포수의 몸부림. 3대1 승리가 확정되고 원태인의 7승이 확정되는 순간, 강민호가 원태인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올 시즌 초반 좋았던 것도 민호 형과 캠프 때부터 준비한 덕분이었어요. 혈을 뚫어주셨죠.(웃음) 경기 끝나고 저를 꼭 안아주시더라고요."
마음고생을 했을 어린 투수의 반등을 이끈 도우미. 포수의 진짜 역할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준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클래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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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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