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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말만 요란할 뿐, 정작 실행하질 못한다.
앞서 도착한 국내 취재진이 지적한 '15분 내 왕복 규정 미준수'도 여전하다. 로비 입구에 전자시계와 인명부가 놓여 있고, 이를 확인하는 관계자가 있으나, 제대로 시간을 적는지, 제때 도착하는지 확인하는 일은 없다. 위반 사례와 방역 허점이 계속 지적되자 대회 개막일인 지난 23일부터는 취재진의 대회 등록번호를 적도록 했지만, 이 번호를 제대로 적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다. 대부분의 절차가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실정이다.
그러나 번호를 적어놓고도 귀가하지 않는 사례도 빈번하다. 24일 만난 호텔 경비 직원은 저녁 외출 시간만 적혀 있고 복귀 시간이 없는 칸을 가리키며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중국인 기자"라며 "호텔 직원과 의견을 나누는 것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호텔에서 만난 국적을 밝히길 거부한 서구권 취재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외출을 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GPS 추적에 대한 우려를 두고는 "휴대폰을 확인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한 뒤 호텔 밖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일본은 그동안 '규정을 철두철미하게 준수하는 정직한 일본인'이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어필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휴지 조각이 된 규정조차 바로 세울 힘이 없는 무기력함 그 자체다. 이번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과연 세계인은 일본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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