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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꿈 접은 父 지켜본 아들, 2번 수술-6년 견뎌 이뤄낸 첫승[창원 인터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9-07 16:51 | 최종수정 2021-09-08 06:15


◇스포츠조선DB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버지가 가장 걱정을 하셨던 것 같다."

데뷔 6년 만에 첫 승을 신고한 류진욱(25·NC 다이노스)은 긴 재활 과정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류진욱은 야구인 2세다. 그의 아버지 역시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부산고 재학 시절 큰 부상을 했다. 지금이야 부상 후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몸에 칼을 대면 선수 생명은 끝'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대. 결국 류진욱의 아버지는 수술 대신 프로의 꿈을 접는 쪽을 택했다. 2차 2라운드로 프로에 데뷔했으나 이듬해부터 두 번이나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4년 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아들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어쩌면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을지도 모를 일. 그러나 류진욱은 긴 재활을 마치고 결국 1군 무대에 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5일 창원 롯데전에선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서 1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류진욱은 "아버지도 부상 때문에 야구를 그만 두셨다. 긴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나처럼 포기하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재활을 마치고 1군 무대에 선 아들의 모습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아버지다. 류진욱은 "부모님이 이젠 야구가 시작할 때마다 TV만 보신다고 하더라"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재활을 마친 지난해 처음 1군 무대에 나서 3경기를 소화했던 류진욱은 올 시즌 NC 불펜의 핵심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5일까지 32경기에서 32이닝을 던져 1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97의 빼어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에게 전수 받은 슬라이더와 직구 구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입단 당시 구창모와 함께 NC 마운드를 이끌어 갈 기대주로 꼽혔던 그는 비로소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NC 팬들은 호투를 거듭하는 류진욱을 두고 '류친스키(류진욱+루친스키)'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

"1군 무대에 서기까지 너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일일이 거론하면 이야기가 안 끝날 것 같다"고 웃은 류진욱은 "첫 홀드를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팀에서 공을 던지면서 비로소 팀에 보탬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승을 두고는 "나는 홀드가 더 많아야 할 자리라고 생각한다. 승리보다는 선발 투수의 승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친스키'라는 별명에 대해선 "우리 팀의 간판 투수 이름을 따 팬들이 별명을 붙여주셔서 정말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진욱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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