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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 나와서 교체되는 줄" 약점 지운 필승조…'6호 홀드 기록'으로 증명한 꾸준함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1-10-04 00:51 | 최종수정 2021-10-04 08:24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BO리그 LG와 키움 경기. 8회말 정우영이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0.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3년 차' 정우영(22·LG 트윈스)에게 기록은 목표가 아닌 '꾸준함'에 대한 증거로서의 의미였다.

정우영은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2로 앞선 8회초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면서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지난 3일에는 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홀드 하나를 추가하며 데뷔 최다 홀드인 21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20홀드를 기록한 정우영은 2년 연속 20홀드 고지를 밟았다.

2년 연속 20홀드는 안지만(2015~2018), 주 권(2019~2021), 이동현(2013~2014), 한현희(2013~2014), 진해수(2019~2020)에 이은 역대 6번째 기록.

리그에서 꾸준함을 보여줬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정우영은 "(홀드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19개에서 10일 정도 넘게 있었는데 아홉수인가라는 생각은 들더라. 2년 연속 했다고 생각하니 잘한 거 같기도 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록보다도 경기에 꾸준히 나설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로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첫 해 65⅓이닝, 지난해 75이닝을 던졌다. 정우영은 "3년 동안 풀타임으로 뛴 것이 인정할만한 가치"라며 "2년 연속 20홀드도 좋은 기록하지만, 3년 동안 부상없이 한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등판한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25/
올해 정우영은 57경기에서 48이닝을 소화 중이다. 이닝 수가 많이 줄었지만, 정우영은 "구단에서 관리를 잘 해주신다. 더 많이 던지고 싶지만, 홀드 상황에서 배려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올 시즌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그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사이드암인 투구폼으로 인해 좌타자 상대로는 약점을 보인 것. 올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2푼에 머문 것에 비해 좌타자를 상대로는 3할6푼5리나 된다.


정우영은 "후반기 들어와서 전반기보다 좋아져 생각한대로 잘 되고 있다. 전반기 때 안 좋다보니 좌타자에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박혀 있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후반기 정우영은 우타자 상대로는 1할3리, 좌타자 상대로도 2할2푼2리에 그쳤다.

좌타자 상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정우영은 "최근 경헌호 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라와서 좌타자가 나와서 교체하나보다 하고 공을 넘긴 적이 있다. 그랬더니 코치님이 '왜 교체한다고 생각하냐'고 말씀하시더라. 코치님께서 '네가 이겨내야한다. 바꾸지 않겠다'고 말씀하셨고, 덕분에 조금씩 좋아지는 거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선발로 준비했던 그는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불펜으로 자리를 굳혔다. 정우영 역시 "선발 욕심은 없다. 3년 동안 뛰면서 리듬도 불펜에 맞춰져 있었다"라며 "구종도 늘리기보다는 구위가 좋으면 지금으로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9월까지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한 그는 2점 대 평균자책점 욕심에 대해 "의식을 했었는데, 최대한 안 하려고 한다. 하면 좋겠지만, 안 아프고 잘 해왔으니 끝까지 잘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정우영은 "우리 팀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아서 확률적으로 내가 많이 올라갈 수 있는데,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 잘 막는다면 좋은 위치에서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우영은 마무리투수 앞에 나서는 셋업맨이라는 특성 상 마무리투수 고우석과는 불펜에서 자연스럽게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는 "(고우석과는) 서로 믿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고)우석이 형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올라가기 전에 수고했다 등 말을 하고 있다.서로의 임무가 정해져 있으니 잘해다고 한 마디 정도 한다"고 밝혔다.

정우영은 "(고)우석이 형이 먼저 FA가 된다. FA로 떠난다면 내가 마무리를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농담과 함께 웃으며 "둘 다 FA때까지 안 아프고 꾸준히 활약했으면 좋겠다"며 리그 최고의 필승조를 꿈꿨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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