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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시즌 목표? 꼴찌만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첫 회를 제외하곤 매회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타자 무릎 높이를 공략하는 절묘한 제구력으로 연신 땅볼을 유도해냈다. 2실점 또한 1사 2,3루에서 이대호, 1사 1,3루에서 정훈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내준 것. 이순철 해설위원은 "정말 까다로운 투수"라며 연신 찬사를 보냈다.
지난 5월 데뷔 첫 1군 등록 당시 임기영의 등번호는 3번이었다. 하지만 곧 19번으로 바뀌었다. 타이거즈 최다승(150승)을 거둔 대선배 이강철의 등번호다. 9월 11일 데뷔 첫 승을 올렸는데, 한달 사이 4승을 올렸다.
롯데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는 안치홍을 꼽았다, 이날 안치홍은 윤중현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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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만 온 힘을 다해서 던지자 하고 올라갔는데, 하필 또 첫 타자가 안치홍 선배… 2스트라이크 노볼에 안타 쳐버리시더라. 다음 투수를 보니 내 정신적 지주인 홍상삼 형이었다. 군말없이 내려왔다."
홍상삼과는 5살 차이지만, 프로 입문은 무려 10년 차이다. 윤중현은 "룸메이트라 절 잘 챙겨준다. 방에서 해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인생의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윤중현은 2018년 2차 9라운드(전체 8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하지만 첫회에는 퓨처스에만 머물렀고,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지난 5월 비로소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그는 "야구에서 도망치다시피 갔다"고 회상했다.
"야구가 힘들었다. 병역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이었다. 노인복지회관에서 일했는데, 어르신들 도우면서 세상 살아가는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난 야구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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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연습하긴 했지만, 실전에선 주로 커브나 투심만 던졌다. 본격적으로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한 건 올해 전반기가 끝난 뒤다. (임)기영이 형이 '직구와 체인지업 폼이 다르다'는 지적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유종의 미를 잘 둬야 다음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중현은 "꼴찌만은 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힘있게 내저었다.
"내가 나갈 때마다 1승씩 하면 꼴찌까진 안하지 않을까. 적어도 터무니없이 무너지는 일은 없는 투수가 되자는 게 내 목표다. 열심히 던져보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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