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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기자] 두산 베어스가 또 한 명의 '가을 남자'의 활약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쌓아갔다.
그동안 두산의 '가을 남자'는 정수빈(31)으로 대표됐다. 2015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포스트시즌마다 강렬한 모습을 보여왔다. 정수빈에게는 '정수빈은 가을의 영웅'이라는 뜻으로 '정.가.영.'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허경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까지 63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190타수 61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도 한국시리즈 MVP는 정수빈에게 돌아갔지만, 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둘렀던 건 허경민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20타수 6안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4할7푼4리(23타수 9안타)를 기록하며 두산의 '미라클' 행진에 한 축을 담당했다.
당시 때려낸 23안타는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허경민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6타수 3안타로 활약한 그는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도 필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3루수 겸 6번타자로 나온 허경민은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에 2루타를 날리면서 타격감을 올렸다. 6회에는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 한 방을 날렸다.
두산은 3회초와 5회초 한 점씩을 내며 2-0으로 앞서 있다가 7회말 LG에 한 점을 허용해 추격당했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 허경민은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이정용을 상대해 2볼-1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두산의 공격은 다시 살아났다. 강승호의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허경민은 김인태의 땅볼로 홈을 밟아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이후 박세혁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한 두산은 9회에도 1점을 더하면서 5대1로 준플레이오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면서 두산은 가장 먼 길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쉽지 않은 가시밭 여정이지만, 가을이면 살아나는 허경민으로서는 다시 한 번 기록을 꿈꿔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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