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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괜찮으니까 얼른 내려가서 준비해."
하지만 김민우는 곧 선수단 합류를 위해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아내가 등을 떠밀었다. 김민우는 "출산 뒤 몇 분이 지나자 아내가 '나는 괜찮으니 얼른 내려가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올 시즌 내내 다음 경기 준비 생각 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출산을 전후한 순간에도 그랬다. 아내에게 선뜻 말을 못 꺼내고 있었는데, 먼저 이야기를 해주더라.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정말 장가 잘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민우는 올 시즌 한화의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섰다. 수베로 감독으로부터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받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눈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민우는 전반기에만 9승을 올리는 놀라운 퍼포먼스로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승선했고, 후반기에도 승수를 채우면서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첫 한화의 국내 선발 14승 투수로 우뚝 섰다.
김민우는 개막전 선발을 돌아보며 "감독님이 정말 큰 의미를 주셨다. 그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시즌을 잘 끌고 온 것 같다"며 "돌아보면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최)재훈이형이나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라고 했다.
많은 성과를 이뤄낸 2021년. 그래서 내년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민우는 자신에게 뒤따르는 '국내에이스'라는 칭호에 걸맞은 모습에 좀 더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김민우는 "아직 '국내에이스'라는 타이틀이 부끄럽다. 올해 1년 활약을 했을 뿐이고, 아직 평균자책점도 4점대(4.00)"라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내년엔 좀 더 나은 퍼포먼스를 마운드에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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