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각 팀의 레전드 선수들의 은퇴가 예정될 때마다 '은퇴 투어'에 대한 논란이 커진다.
지난 2020시즌에 LG 트윈스 박용택이 은퇴를 예고하면서 은퇴 투어에 대한 팬들의 요청이 많았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이대호에 대한 은퇴 투어 여부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팬들 사이에 논란이 일자 당사자인 이대호도 은퇴 투어 보다는 사인회를 통해 전국의 팬들에게 사인을 해드리고픈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박용택과 이대호 모두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은퇴 투어로 인해 상처만 안게 됐다.
KBO로선 은퇴 투어를 시켜줄 선수를 선정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선정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의 경우 이미 은퇴가 결정됐었고, 리그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도 활약을 해 많은 야구팬들이 수긍했었다. 하지만 박용택이나 이대호의 상황에서 보듯 팬들 간에 감정싸움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차라리 KBO에 기댈 것이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직접 은퇴 투어를 주관하는 것은 어떨까. 당해 년도에 은퇴가 예정된 선수들이 있을 경우 선수협에서 논의를 거쳐 은퇴 투어를 할 선수를 결정하고, 각 구단과 협의를 통해 행사를 할 경기와 내용을 정하면 된다. 선수들이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뜻깊고, 선수들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KBO와의 협상을 통해 선수협이 결정한 은퇴 투어에 대해 각 구단이 적극 협조하기로 합의를 하면 행사를 여는 데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2017년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시즌 전 은퇴를 결정했을 때 몇몇 구단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은퇴 투어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를 조금만 더 키우면 된다. 사인회도 좋고, 그라운드에서 잠시 인사를 전하는 형식도 상관없다.
KBO리그에서 최선을 다한 베테랑 선수의 마지막 시즌을 뜻 깊은 추억으로 장식해주는 '은퇴 투어'는 선수와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 후배 선수들이 떠나는 선배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예우이기도 하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가 씁쓸하지 않게 선수협에서 좀 더 신경써야 할 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