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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샷→뇌수술→반신불수' 이겨낸 28세 투수. 4월 마운드 복귀 정조준 "난 계속 던진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17 10:26 | 최종수정 2022-02-17 12:31


타일러 좀브로와 아내. 사진=좀브로 SNS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머리에 타구를 맞아 두개골이 골절됐다. 무려 16개의 금속판이 머릿속에 더해지는 뇌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시련을 이겨내고 마운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MLB닷컴에 따르면 타일러 좀브로(탬파베이 레이스 트리플A)는 오는 2월 28일 마이너리그 사무국에 '복귀 신고'를 할 예정이다. 그는 "4월 안에 내 컨디션은 100%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배팅볼 투수는 앞에 철망을 설치한다. 타자의 프리배팅 타구가 자신을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전에 임한 투수에겐 그런 가림막이 없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머리로 향한다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최근 KBO리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2020년 5월 17일,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한화 정진호의 타구가 롯데 선발 이승헌의 머리를 강타했다. 이승헌은 두부 미세골절이란 진단을 받고 한동안 병원과 2군 신세를 져야했다.

좀브로의 경우는 훨씬 심각했다. 지난해 6월 겪은 끔찍한 사고의 흉터는 머리 오른편에 선명히 남아있다. 타구가 그의 머리를 강타했고, 두개골이 골절됐다. 뇌출혈이 발생했다.

불행하게도 관중석에는 아내 모리아가 있었다. 다행히도 모리아의 직업은 간호사였다. 빠르고 적절한 응급처치와 후송이 이뤄졌다.


뇌수술을 받은 후 좀브로의 모습. 사진=좀브로 SNS
하지만 이후에도 발작이 이어졌다. 좀브로는 2시간 반에 걸쳐 대규모 뇌수술을 받았다. 머릿속에 16개의 티타늄판을 설치하고, 32개의 나사로 이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일시적으로 좌반신이 힘을 잃었고, 뇌가 입은 충격으로 인해 말투도 느리고 불분명해졌다.


하지만 그는 지난 12월 '두개골 골절의 치료가 끝났고, 금속판도 잘 고정됐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고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4월 개막 예정인 마이너리그에 나서기 위해서다. 6개월 전과 다른 점은 모자 안에 투수 보호용 헬멧을 착용한다는 점 뿐이다.

트라우마는 남아있다. 좀브로는 자신이 부상당하는 영상조차 보지 않았다. 은퇴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야구 분석가 또는 피칭 코디네이터를 준비했다. 하지만 아내와 가족들은 좀브로의 인생이 부상에 꺾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모두의 격려속 몇달전 캐치볼을 시작했고, 1월말 마침내 마운드에서 첫 피칭을 했다.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난 아내와 가족, 동료들에게 '봤지? 내가 해냈어. 난 계속 던질거야'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내가 (부상에)항복하지 않도록 내게 열정을 심어줬다. 분석가의 삶도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도전하고 스스로를 증명할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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