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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경기고 시절 투수와 타자에 모두 재능을 보였다. 1차 지명감이었다. 그러나 프로 진입을 위해선 선택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당시 선수의 선택은 투수였다.
그렇게 1군 무대에서 사라진지 4년 만인 2020년 다시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해 타자로서 어엿한 기준점을 만들었다.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리 57안타 8홈런 31타점 OPS 0.638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1군에서 처음으로 확실한 발자취를 남겼다. 운도 따랐다. 전반기 막판 박민우 박석민 등 주축 선수들의 코로나 19 방역수칙 위반 음주파동으로 갑자기 주전 내야수로 출전할 기회를 받은 것이었다.
불명예 기록도 안았다. 지난해 6월 19일 창원 키움전에서 3연타석 병살타의 수모를 겪었다. KBO 역대 13번째 불명예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당시 5-12로 패색이 짙던 8회 말 네 번째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유격수 겸 2번 타자로 선발출전한 박준영은 1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맞은 첫 타석부터 3루 강습타구를 날려 첫 안타를 신고했다. 3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선 우전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선두타자로 나선 5회에도 3루 내야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후 6회부터는 윤형준과 교체됐다.
박준영은 NC 내야 세대교체의 핵심 자원이다. 서른 중후반이 된 주전 유격수 노진혁과 3루수 박석민의 대체자 1순위로 거론되는 주인공이다. 특히 가장 큰 장점은 '한 방' 능력이다. 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가능성을 보이는 자원이 많지 않은데다 장타까지 갖춘 선수는 드물다.
게다가 수비력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많이 섰던 3루 수비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 2017년 야수 전향 이후 군입대 등 사실상 2020년부터 야수 훈련을 받기 시작했으니 발전속도는 빠른 편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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