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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맞은 류현진의 뒤끝 있는 복수. 사이영 톱3 투수다운 승부욕 [SC포커스]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래 약 2주만의 실전 등판이다. 1회 모습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면, 2~3회는 '역시 류현진'이란 탄성이 터질만큼 완벽했다.
마침 현지 기준 류현진의 생일이었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하루였다.
하지만 지난해 13홈런 장타율 0.436을 기록할 만큼 의외의 한방이 있는 선수다. 빅리그 데뷔전 첫 안타도 홈런이었고, 이튿날까지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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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실전, 첫 이닝, 첫 타자를 상대로 홈런 허용. 천하의 류현진도 흔들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류현진은 1사 후 로비 그로스먼에게 중전 안타, 하비에르 바에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바에스의 타구는 중견수 옆쪽으로 빠지며 펜스 앞까지 굴러간 큰 타구였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라일리 그린을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1루를 먼저 밟으면서 역병살이 아닌 협살 상황이 됐다. 1루 주자가 쫓기는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3번째 실점이 됐다.
2회부터는 류현진이 본래의 완벽함을 되찾았다. 2회 3타자를 모두 땅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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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통틀어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 다만 토론토 입단 이래 3년 연속 시범경기 첫 경기 홈런 허용의 아쉬움은 계속됐다.
이날 류현진은 총 41개의 직구를 던졌다. 직구가 22개로 가장 많았고, 커브(8개) 커터(6개) 체인지업(4개) 싱커(1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간의 갈등으로 직장폐쇄가 된 동안 한화 이글스 전지훈련장에서 함께 훈련했다. 미국 입국이 다소 늦어지면서, 토론토 선발투수 중 가장 늦은 실전 데뷔를 마쳤다.
이날 토론토는 4-8로 패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토론토 타선이 1회 2점을 따라붙고, 5회 조지 스프링어가 동점 홈런을 터뜨린 덕분에 패전만은 피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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