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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콜이 쓴 역사상 하나뿐인 '그 기록', 슈어저-디그롬이라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26 21:17 | 최종수정 2022-03-29 05:39


2019년 7월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맥스 슈어저(가운데)가 제이콥 디그롬, 워커 뷸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과 맥스 슈어저가 28일(이하 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 구원으로 잇달아 등판하는 희귀한 장면이 나왔다.

슈어저는 지난해 12월 2일 메츠 입단식에서 "디그롬과 함께 던지는 꿈이 이뤄졌다. 함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또 최근 "우리는 항상 더 발전하려고 한다. 디그롬으로부터 어떻게 야구를 하는지, 어떻게 던지는지, 어떻게 볼배합을 하는지 배우고 있다. 서로 배울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선수가 같은 팀에서 뛰는 건 처음이다.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4번 함께 뽑혔으니, 잠시나마 같은 유니폼을 입기는 했다. 슈어저가 언급한 그 위대한 일이란 함께 우승을 일궈보자는 것으로 봐야 한다. 슈어저는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이던 2019년 월드시리즈 경험이 있지만, 디그롬은 2015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이 포스트시즌 최고 경력이다.

우승은 선발투수 둘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강력한 1,2선발을 보유한 팀이 우승에 가장 근접한 건 사실이다.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도 잘 알고 있다. 코헨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주 자산 순위에서 159억달러(약 19조원)로 30명 중 1위에 올랐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그는 2020년 가을 메츠 구단 지분 97.2%를 인수해 명실상부한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어릴 적부터 야구광이었던 그의 꿈은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메츠는 올시즌 '윈나우(win-now)' 코드다. 디그롬과 슈어저 듀오를 전면에 내세워 명실상부한 최강 로테이션을 구축한 이유다.

MLB.com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과 23일 슈어저와 디그롬이 연이어 등판하자 '메츠 구단과 팬들에게 꿈의 조합이 시작됐다. 두 투수 모두 올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더 강력한 원투펀치는 없을 것'이라며 '메츠는 예전 톰 시버와 제리 쿠스먼을 1,2선발로 보유했는데, 슈어저와 디그롬처럼 넘버1 에이스를 동시에 가져본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슈어저와 디그롬이 더욱 관심을 끄는 건 둘 다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슈어저는 94.3마일, 디그롬은 99.2마일이었다. 이런 파이어볼러 조합은 역사적으로도 드물다.

역대 최고의 파이어볼러 원투펀치를 꼽자면 2001~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2019년 휴스턴 저스틴 벌랜더와 게릿 콜이다.


존슨과 실링은 2001년 정규시즌서 각각 21승-평균자책점 2.49, 22승-평균자책점 2.98을 마크한 뒤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2002년에는 존슨이 24승-평균자책점 2.32-334탈삼진, 실링이 23승-평균자책점 3.23-316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2019년 벌랜더(21승, ERA 2.58, 300K)와 콜(20승, ERA 2.50, 326K)은 사이영상 투표서 각각 171점, 159점으로 접전을 벌일 정도로 서로 경쟁적으로 호투했다. 역사상 한 팀에서 '20승-2점대 ERA-300K'를 동반 달성한 원투펀치는 벌랜더와 콜 밖에 없다.

일단 벅 쇼월터 감독은 4월 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디그롬을 선택했다. 슈어저도 디그롬을 1선발로 추켜세웠다. 누가 먼저든 존슨-실링, 벌랜더-콜을 이을 만한 듀오임은 틀림없다. 역대 2호 '20승-2점대 ERA-300K' 동반 달성 여부도 주목 사항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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