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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K+α 페이스' 젊은 에이스, '토종 미스터 K' 계보 잇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6-14 00:08 | 최종수정 2022-06-14 09:55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년 만에 토종 삼진왕이 탄생할까.

개막 두 달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투-타 개인 지표. 그 중 탈삼진 부문 경쟁에선 토종 투수의 선전이 눈에 띈다.

키움 히어로즈의 젊은 에이스로 거듭난 안우진(23)이 주인공. 안우진은 13일까지 12경기 76이닝에서 탈삼진 90개를 기록,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13경기 87⅔이닝·93개)에 이은 2위를 기록 중이다.

안우진은 풀타임 선발로 자리 잡은 지난해 21경기 107⅔이닝에서 탈삼진 110개를 뽑아낸 바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자신의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야구 전문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환산에 따르면, 안우진이 지금 페이스로 풀타임을 완주한다면 올 시즌 탈삼진 212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탈삼진 이상으로 시즌을 마친 토종 투수는 2012년 당시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210개)이 마지막이었다.

최근 수 년간 탈삼진 부문은 외국인 투수의 전유물이었다. 2015시즌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차우찬(현 LG 트윈스)이 탈삼진 194개로 부문 1위를 차지한 이래 지난해까지 외국인 투수들이 '미스터 K' 타이틀을 줄줄이 가져갔다. 지난해엔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탈삼진 225개로 최동원이 갖고 있던 KBO리그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마저 뛰어 넘었다.

데뷔 5년차에 접어든 안우진은 현재 다승 공동 1위(7승), 투수 부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6위(2.5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위(1.09) 등 리그 정상급 투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빠른 구속에 비해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풀타임 선발 2년차에 접어든 올해 약점을 상당수 보완했다. 특히 150㎞ 중반대의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탈삼진 비율을 크게 끌어 올렸다. 안우진은 9이닝당 탈삼진 수(K/9)에서 전체 투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10.66)을 기록 중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6월 초 안우진을 1군 말소했다. 체력 비축을 위한 휴식 차원의 결정. 풀타임 시즌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이뤄야 할 안우진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 키움의 기대대로 안우진이 건강한 몸과 쾌조의 페이스로 시즌을 마무리 짓는다면, 토종 삼진왕의 재탄생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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