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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리빌딩은 고통스럽고 험난한 과정이다. 우리도 몇년 뒤에는 지금과는 다른 팀이 될 거다."
이후 한화는 황폐화된 육성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 전 감독과 결별한 2020년 최원호 2군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무려 114경기를 소화했다. 이듬해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했다.
노장을 배격하고 노골적으로 리빌딩에만 전념한지 3년. 하지만 3년 연속 압도적인 최하위가 유력하다. 내년 전망도 밝아보이지 않는다.
또 한가지,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은 고통스럽고(painful) 험난한(tough) 과정"이라면서 "현장과 프런트가 같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덧붙였다.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게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아침 전날의 속상함을 잊고 새로운 하루에 임하려고 노력한다. 아직 우리 팀은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의 기복이 심하다. 선수들이 실책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한다. 배우고, 다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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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KBO리그는 30개팀 무한경쟁에 가까운 메이저리그와 다르다. 외국인 선수 3명만 잘 뽑아도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는 키움 히어로즈나 두산 베어스가 돈이 많은 팀도 아니다. 때문에 팬심도, 구단도 기다림을 참지 못한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선수 육성과 성적은 별개다. 기회가 된다면 FA도 잡아야한다"고 말해왔다. 수베로 감독은 노시환과 박정현, 정은원 등을 언급하며 "지금 당장의 패배가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척도는 될 수 없다. 몇년 뒤에는 한화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대규모 리빌딩을 진행중인 롯데 자이언츠는 어떨까. 성민규 단장은 리빌딩보다는 '리툴링(Re-tooling)'이란 용어를 선호한다. "KBO리그의 현실에서 장기간 하위권에 머무는 리빌딩은 없다"는 게 그의 입버릇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시즌 마지막 브리핑에서 몇가지 조건 하에 "내년에는 가을야구는 물론 한국시리즈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 세계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만큼 의미없는 말은 없다. 한화와 롯데 팬들의 기다림은 언제 끝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