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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6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SSG 윌머 폰트가 중요한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해프닝이 벌어졌다. 폰트가 NC전에서 던진 마지막 이닝인 7회초. 2아웃 이후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다음 타자 닉 마티니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폰트는 다음 이닝을 앞두고 교체됐다.
하지만 마티니 타구를 처리한 SSG 중견수 최지훈이 공을 외야에 있던 관중석으로 던졌다. 폰트가 외국인 투수 최초로 세운 9경기 연속 QS+ 기록 기념구가 관중석으로 사라져버린 셈이다. 최지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당시 외야에서 공을 잡은 관중은 SSG팬인 25세 청년 김석호 씨였다. 김석호 씨는 그날 이후 본인이 받은 공이 폰트의 기념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직접 구단 SNS에 메시지를 남겼다. 폰트에게 기념구를 돌려주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메시지를 확인한 구단 직원이 폰트에게 이 사실을 설명했고, 김석호 씨가 SSG를 응원하러 대전에서 올라온 7월 5일 홈 롯데전에서 둘의 만남이 성사됐다.
경기 후 폰트를 만난 김석호 씨는 "그날이 마침 개인적인 기념일이라 (최)지훈 선수가 선물을 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념 달성구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나보다 폰트 선수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돌려주기로 했다. 10경기 연속 QS+를 응원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뜻깊은 상황이 된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석호 씨에게 기념구를 돌려받은 폰트는 자신의 모자와 로고볼, 유니폼 친필 사인을 선물했다.
폰트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 세운 기록이고, 한국에서 세운 기록이라 뜻 깊었다. 소중한 공을 돌려주시고, 먼 길을 직접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