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제자에게 등짝을 세게 맞았는데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두산 베어스 이정훈 타격 코치가 김재환에게 등을 세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이 코치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김재환은 올시즌 성적이 좋지 않다. 타율 2할3푼(274타수 63안타)에 12홈런, 4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서는 타율 1할6푼1리(31타수 5안타) 홈런없이 3타점에 그쳤다.
김재환은 9일 잠실 LG 트윈스전서도 0-2로 뒤진 1회말 1사 1,2루서 임찬규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중견수 플라이.
2-3으로 뒤진 5회말 1사 1루서 세번째 타석에서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홈런을 쳤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쳤고, 타구는 계속 날아갔다. 낙구지점을 잡는 듯 하던 LG 좌익수 김현수가 조금씩 뒤로 물러났는데 펜스까지 갔고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홈런이 됐다. 4-3 역전 홈런.
지난 6월 25일 KIA전 이후 11경기만에 맛본 홈런이었다.
김재환은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는 이정훈 코치의 등을 때렸다. 그것도 매우 강하게, 한번도 아니라 세번이나 때렸다.
이 코치는 그럼에도 제자가 터뜨린 홈런에 즐겁게 웃었다. 그 누구보다 김재환의 홈런이 반가웠을 타격 코치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