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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43)은 지난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3번-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가 경기개시 직후 교체됐다.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등록해 그라운드에 올랐다. 만원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경기가 끝나고 이어진 은퇴식에서 박용택의 등번호 '33번'은 영구결번됐다. LG 트윈스 선수로는 김용수(41번), 이병규(9번)에 이어 세 번째고, KBO리그 전체로는 16번째 영구결번이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리그 출범 40년을 맞아 40명의 레전드를 선정했는데, 현장에서 최다 득표자 4명을 발표했다. 레전드 중의 레전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공개했다. 최동원(11번) 선동열(18번) 이종범(7번) 이승엽(36번). 당연히 이들이 선수시절에 썼던 유니폼 등번호는 소속팀에서 영구결번했다.
영구결번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최고의 영예다. 잘 했다는 수준을 넘어선, 아주 특별한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인증서다.
양현종은 전반기 18경기에 등판해 8승4패-평균자책점 2.97을 올렸다. 에이스 역할을 변함없이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강철을 넘어 타이거즈 구단 통산 최다승을 돌파했고,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2007년에 데뷔해 올해 전반기까지 443경기에 나서 155승99패9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에 이어 통산 최다승 3위까지 올라섰다. 2015년, 2019년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2017년 팀 우승에 공헌했다. 지금까지 성적과 팀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영구결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타이거즈의 영구결번은 앞에서 거론한대로, 선동열과 이종범, 40년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둘 뿐이다. 선동열이 1996년, 이종범이 2012년 영예를 안았다. 다른 팀의 영구결번 선수와 다른 차원의 레전드들이다. 타이거즈 통산 최다승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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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팀의 몇몇 선수의 경우, 팀 우승이 없어 갑론을박 자격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1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최다 우승팀이다. 이름난 스타 선수들이 헌신해 우승에 기여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타이거즈 구단이 영구결번에 인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초기에 우승을 밥먹듯이 하면서, 우승의 가치가 희석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해태 왕조의 주역이었던 김성한과 이강철이 다른 팀에서 뛰었다면, 영구결번 선수가 됐을 지도 모른다.
김성한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타자로 3할5리(418타수 97안타) 13홈런 69타점, 투수로 10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79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떠올리게 하는 투타 이도류다. 세 차례 홈런왕을 차지했고, 최다안타와 타점 1위에 두 번씩 올랐다. KBO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30홈런' 시대를 열었다.
이강철은 데뷔 시즌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두고, 통산 152승112패53세이브33홀드를 올렸다. 개인성적에 우승 기여도 등을 따져보면,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영구결번의 높은 문턱이 낮아질까, 아니면 순도높은 기준이 유지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