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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떠밀리듯 부산을 떠났다. 하지만 새 보금자리 인천에선 연일 맹활약이다.
4월에는 생애 최고에 준하는 한달을 보냈다. 5경기 3승2패, 첫 4경기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1.29였다. 여전히 147~8㎞에 달하는 직구와 노련한 볼배합과 제구가 더해지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하필 5번째 경기였던 롯데전에서 탈이 났다. 손가락에 타구를 맞았고, 골절상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다만 예정된 수순이 있었다. SSG는 당초 외국인 투수 2명과 김광현, 오원석, 박종훈, 문승원 등으로 선발진을 구상했던 팀이다. 특히 박종훈과 문승원은 FA에 앞서 연장계약을 맺을 만큼 끈끈한 유대감과 더불어 멀리 보는 투자가 이뤄진 선수들이다.
여기에 5월부터 노경은의 빈 자리를 메운 이태양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올시즌 19경기(선발 13) 6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이 2.93에 불과하다. 13번의 선발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9번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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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후반기에는 노경은이 문승원과 함께 불펜으로 내려왔다. 직구 구위가 뛰어난 문승원과 달리, 노경은은 노련미로 승부하는 투수다. '선발에 어울리는 투수'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경은은 연장 12회 혈투를 벌인 22일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등판,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24일 두산전에도 5-4로 앞선 8회 등판,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아내며 불펜은 물론 필승조로서의 가치까지 강렬하게 어필했다. 이날 홀드는 노경은에게 있어 두산 시절인 2012년 5월 29일 잠실 KIA전 이후 무려 3708일만의 홀드였다.
이쯤 되면 SSG 마운드의 '마스터키'다. 선발보다 불펜에 불안감이 컸던 SSG로선 천군만마다. 선두 질주에도 뒤를 돌아보던 김원형 감독의 불안감이 한결 편안해졌을 법 하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