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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광속구 투수, "가장 치기 힘든 공" 외인 투수 껌딱지 된 사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7-25 11:07 | 최종수정 2022-07-26 04:24


2022 KBO리그 퓨쳐스 올스타전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이정후와 안우진이 홈런레이스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5/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타자들이 볼 때 구위는 루친스키가 제일 좋다네요."

LG 켈리, 키움 요키시 등 국내 최상급 외인 투수 이야기 중 NC 강인권 감독대행의 한마디.

소속 팀 선수라 한 스푼 보탠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타석에서 상대 투수 공의 위력을 온 몸으로 체감하는 현장의 많은 타자들은 드류 루친스키(34) 공을 으뜸으로 꼽는다.

현란한 무브먼트와 최고 시속 150㎞대 강력한 포심 투심에 시속 143㎞에 달하는 커터와 커브, 포크볼을 존 경계선상에 넣었다 뺐다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능력자. 하루 아침에 완성된 그림이 아니다.

'루틴스키'라 불릴 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와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노력하는 덕분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투수가 아니었지만 KBO 최고 투수로 우뚝 선 비결은 땀방울에 있다.

강 감독대행은 "아침에 일어나서 경기 전까지 루틴이 상상을 초월한다. 시즌 끝날 때까지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걸 지킨다"며 "야구에 대한 열정, 이런 부분에 대해 젊은 선수들도 많이 따라하고 있다. 팀에는 긍정적으로 좋은 문화가 돼가고 있다"고 증언한다.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드림올스타 이대호의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한 나눔올스타 포수 이지영이 루친스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실제 루친스키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동료 투수들의 요청으로 투구 강의를 하기도 했다.

루친스키에 대한 궁금함은 타 구단 투수들도 마찬가지. 국내 정상급 투수들도 루친스키와 대화를 통해 비결을 알고 싶어한다.


최고 160㎞ 광속구로 국내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른 키움 안우진(23)도 마찬가지. 훗날 빅리그 진출을 꿈꾸는 그는 올스타전에서 한 팀으로 만난 루친스키 옆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올스타전에서 안우진도 루친스키 옆에 앉아 계속 질문하더라고요. 이런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던지는지, 루틴은 어떻게 가져가는 지를 끊임 없이 묻던데요." 강인권 감독대행의 증언이다.

루친스키는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24일 창원 LG전에서 환상적 피칭을 선보였다.

초반 팀의 주루사와 3회 두차례 내야수의 송구 미스에도 흔들림 없이 6대1 승리를 지켰다. 7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3안타 4사구 3개 8탈삼진 무실점. 자신의 최근 2연패를 끊으며 시즌 7승째(7패). 시즌 19번째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14번째 퀄리티 스타트이자, 12번째 퀄리티스타트+ 였다.

루친스키는 "LG는 타선이 좋은 팀인데, 오늘 선발로 마운드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도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고, 공격에서는 특히 박건우 선수가 좋은 타격으로 득점지원을 해줘 경기가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동료들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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