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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상대를 바라보는 것도 힘들 거예요."
아쉬움에 고개를 떨군 충암고 선수를 물끄러미 바라본 '선배'가 있었다.
변시원(29)은 11년 전 충암고의 황금사자기 우승, 청룡기 4강을 이끌었던 에이스였다. 특히 황금사자기에서는 전 경기 완투를 하면서 MVP에 올랐다.
변시원이 후배들의 경기를 직접 본 건 처음. 변시원은 "작년에 프로에서 나오고 처음 봤다. 프로에 왔을 때에는 항상 경기와 겹치다 못 보다가 이번에 왔다"라며 "맨날 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멋있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눈물을 훔치는 후배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변시원은 "아마 선수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운을 뗐다.
우승을 경험했지만, 그전까지 숱한 좌절도 맛봤던 그였다. 변시원은 "에이스 없이 결승전을 치러서 더욱 분할 것"이라며 "상대를 바라보기도 힘들 것 같다. 특히 3학년들은 더욱 마음이 좋지 않을테고, 윤영철도 자기가 던지지 못한 채 팀이 져서 더 아쉬움이 남을 거 같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고 후배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라운드에서 투지를 다하는 후배의 모습에 변시원 역시 가슴이 뛰었다. 변시원 역시 다시 공을 잡기 위해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변시원은 "작년에 팀에 나와서 회사를 다녔다. 다행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좋은 기회를 만나서 일을 할 수 있었다"라며 "일을 하다보니 또 욕심이 생기더라. 부모님께서도 선수 생활 도전을 원하시기도 해서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변시원의 프로 준비는 후배와 함께 할 예정. 변시원은 "7개월 정도를 쉬다보니 몸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더라. 제대로 만들어지면 고등학교에 가서 함께 운동을 할 예정"이라며 "(충암고도) 대통령배를 준비하는데 같이 연습하면서 도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