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토록 '조상우'라는 이름이 그리울 수 있을까.
2위 키움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선두 SSG와 3위 LG 트윈스를 차례로 만나는 6연전에 돌입했다. 첫 경기 승리를 잡기 위해 카드 하나를 준비했다. 지난달 3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등판인 불발된 한현희를 불펜 대기하도록 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구원등판했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 역시 이날 경기까지는 불펜에서 준비했다.
선발 정찬헌이 3회초 최 정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자 곧바로 승부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현희와 애플러가 차례로 올라와 각각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모든 것이 키움의 계산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1이닝 아웃카운트 세 개가 멀었다.
5-4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이영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영준의 통산 세이브는 0.
지난 시즌 종료 후 키움의 전문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입대했다. 통산 82세이브를 올리면서 키움의 뒷문을 단속해온 조상우가 빠지면서 키움은 마무리 자리 찾기에 돌입했다.
김태훈과 이승호 문성현이 나섰지만,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8월 시작과 함께 "투수 운영상 한 명 고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상대 타선이라든지 투수 컨디션에 따라서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뒷문 구상을 밝혔다.
이영준으로서도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릴 기회. 그러나 SSG의 막판 집중력이 매서웠다. 선두타자 한유섬을 뜬공으로 잡았지만, 이후 후안 라가레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수비까지 돕지 못했다. 이재원의 땅볼이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이어졌다. 병살로 경기를 마칠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주자 1,2루가 됐다.
결국 2020년 25홀드를 올린 베테랑 이영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강민의 안타로 만루가 됐고, 추신수와 최지훈의 연속 적시타로 5-6으로 경기가 뒤집어졌다.
이영준은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이승호와 교체됐다. 이승호도 최 정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점수는 두 점 차로 벌어졌다.
키움은 9회말 SSG 마무리투수 서진용의 벽을 넘지 못했고, 결국 4연패에 빠졌다. SSG와의 승차는 8경기로 벌어졌다.
올해 키움은 투수력의 힘으로 전반기 2위 돌풍을 만들었다. 키움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전체 1위. 구원 투수의 평균자책점도 3.27로 LG(3.11)에 이어 2위로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수문장이 사라지면서 쉽사리 끝나지 않는 마지막 1이닝에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