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런다운→도루로 바꾼 재치…찰나의 판단, 0의 균형 깼다[대전 이순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8-03 20:30 | 최종수정 2022-08-04 00:05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3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하주석.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8.03/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하루 전 팀의 KIA 타이거즈전 9연패를 끊는 끝내기 홈런을 쳤던 한화 이글스 하주석은 '본 헤드 플레이어'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하지만 이어진 김인환 타석 때 KIA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견제 동작에 걸렸다. 이미 크게 리드를 가져간 상황에서 공은 1루수 황대인에게 향했다. 런다운 상황에서 하주석은 2루를 향해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시프트 수비를 위해 2루 베이스에 가깝게 붙어 있던 KIA 3루수 류지혁이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 황대인의 송구를 받고 하주석의 슬라이딩을 기다렸다. 아웃이 당연한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2루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류지혁은 3루측 KIA 벤치를 향해 양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비디오판독 요청 수신호를 했다. '내 태그가 더 빨랐다'는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전광판에 나온 느린 화면. 류지혁이 글러브를 갖다대는 순간 하주석이 왼팔을 뒤로 뺀 채 오른팔을 내밀어 베이스를 짚었다. 슬라이딩 속도 탓에 손이 잠시 떨어졌지만, 하주석이 재차 베이스를 짚었고, 류지혁의 글러브가 뒤따랐다. 1루측 한화 관중석에선 "하주석!"을 연호하는 함성이 터졌고, 원심은 그대로 인정됐다.

찰나의 순간은 경기 흐름을 바꿔 놓았다. 4회까지 이어졌던 0의 균형이 깨졌다. 한화는 하주석의 도루 성공으로 만들어진 무사 2루에서 김인환, 김태연이 범타로 물러났으나, 최재훈의 사구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장운호, 마이크 터크먼의 연속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호투하던 파노니만 흔들린 건 아니었다. KIA도 곧 0의 균형을 깼다. 5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남지민을 상대로 박찬호가 좌전안타 뒤 견제 실책을 틈타 추가 진루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KIA는 황대인, 최형우의 출루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김종수의 폭투를 틈타 동점을 만들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