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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는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라가레스가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마치 '운수 좋은 날'을 떠올리게 했다. 좋은 타격을 펼쳤지만 아쉬운 수비에 부상까지 더해져 중도 교체된 것.
당연히 2아웃이 되고 3루주자 송성문이 리터치를 할지 여부가 궁금했던 찰나, 타구가 라가레스 앞에 뚝 떨어졌다. 심지어 라가레스가 바운드된 공을 맨손으로 잡으려다가 놓쳐 옆으로 튀는 바람에 2루주자 이정후까지 홈을 밟아 2-3으로 역전됐다. 이어 바뀐 투수 오원석의 폭투가 나와 2-4, 2점차가 됐다.
고척돔은 천장이 흰색 천으로 덮여 있어 낮 경기일 경우 높이 뜬 플라이 볼이 천에 가려져 수비수들이 공을 놓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래서 고척돔에서 자주 뛰지 못했던 야수들의 경우 경기전 높이 뜬 플라이 볼 훈련을 하기도 한다. 라가레스는 이번이 첫 고척돔 경기였다. 2일 경기에선 정상적으로 뛰었던 라가레스는 고척돔의 인조잔디로 인해 약간의 근육통을 느껴 전날인 3일엔 대타로만 출전해 수비를 하지 않았다. 아직 고척돔 천장에 적응을 하지 못했는지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는 아쉬운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이날 3타수 2안타에 첫 홈런을 치고 3타점까지 친 좋은 타격을 보인 라가레스였으나 아쉬운 수비 실수와 부상으로 웃을 수 없었던 하루였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