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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무거운 장비를 장착한채 파울 타구를 쫓아 더그아웃에 온몸을 던진 투혼. 롯데 자이언츠를 깨우고 야구팬들의 가슴을 울린 포수가 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난해 단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지난 4일에야 처음 1군에 등록, 6경기(선발출전 4)를 소화했다.
특히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보여준 간절함이 돋보였다. 5회초 수비 과정에서 1루 쪽으로 뜬 파울 타구를 달려가 잡아낸 뒤 그대로 더그아웃 안쪽으로 떨어져 나뒹군 것. 해설위원이 "빨리 체크해봐야한다"고 말할 만큼 덜컥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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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기회를 받지 못한 이유는 뭘까. 지난해 6월 이후 부진으로 용기마저 많이 잃었다. 스스로 '야구를 내려놓았다'고 표현할 정도.
"작년에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어요. 조금만 실수해도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에 더 많은 실수가 이어졌죠. 올해는 멘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 겁니다. 겨울부터 열심히 했고, 기회가 온 거죠."
특히 동갑내기 친구 신용수와의 케미가 돋보인다. 신용수도 지난주 홈런 2개를 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강태율은 "(신)용수랑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하면서 으?X으?X했죠. 서로 의지하는 사이"라며 비로소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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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언제나 그를 주목해왔다. 16일 만난 서튼 감독은 "2~3년간 주의깊게 봐온 선수다. 언제나 열심이다. 특히 경기 운영, 블로킹, 송구 할 것 없이 디테일에서 많이 성장했다. 중요한 순간 볼 배합도 좋고, 타석에서도 초구에 스퀴즈를 성공시킬 만큼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에요. 절대 다치지 않을 거고, 가을야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