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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 안우진을 이긴 박해민. 경기 전 내기가 걸린 타격 훈련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기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박해민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3루타 포함 2안타 1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8이닝 완투쇼를 펼친 안우진을 상대로 뽑은 단 하나의 결승 득점이다.
하지만 김혜성의 태그를 피하려고 왼쪽으로 슬라이딩한 박해민의 몸이 관성을 이기지 못한 채 2루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김혜성과 박해민의 2차 접전이 벌어졌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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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도 잠시.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더 큰 타구가 나왔다. 박해민은 안우진의 155km 초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관중석 앞 노란색 폴을 맞고 튀어나오는 3루타를 때려냈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홈런이었지만 비디오판독 후 3루타로 정정됐다.
박해민은 다음 타자 문성주의 유격수 땅볼 때 거침없이 홈으로 쇄도해 득점했다. '람보르미니'의 빠른 발에 유격수 김휘집도 홈승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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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LG 타자들의 재미있는 훈련 장면이 있었다. 배팅볼 투수로 나선 김민호 코치가 타자들의 홈런 내기를 제안한 것. 1등을 뽑는 게 아니라 꼴찌를 뽑는 게임이다. 홈런을 가장 적게 친 선수가 나머지 선수들에게 한턱을 내는 '독박' 서바이벌.(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해민이 당당하게 이 게임에 참전했다. 그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올 시즌 타율은 3할을 기록하고 있지만 홈런은 2개에 불과하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에서 박해민은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 범위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배팅볼을 던진 김민호 코치는 타자들의 타구가 조금이라도 뻗어나간다 싶으면 "됐다 됐다!"를 외치며 흥을 북돋웠다. 타구는 대부분 펜스 앞에서 떨어지고 말았지만, 어쩌다 홈런이 나오기라도 하면 게임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꼴찌 탈출은 한 명만 빼고 모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게임이다.
김민호 코치의 격려와 동료들의 응원 속에 박해민도 한 개의 홈런을 쳤다. 타구가 관중석에 떨어지는 순간 "오케이"를 외치며 기뻐한 박해민의 기세가 경기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10cm'가 모자라 아쉽게 홈런은 놓쳤지만, 박해민은 통산 60개의 3루타를 친 사나이가 됐다. KBO 역대 5번째 기록이다.
박해민의 질주가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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