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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천적' 피렐라를 거르지 않은 건 '유죄'였다.
피렐라는 2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0-3으로 뒤진 3회말 2사 1,3루에서 김민우를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날렸다.
삼성은 1사 후 김상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 후 김지찬의 우전 안타로 2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김민우를 상대로 홈런 2개 포함, 7타수3안타(0.429) 2볼넷으로 강한 피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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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부터 144㎞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었다. 파울.
2구째 120㎞ 바깥쪽 커브를 던졌다. 피렐라는 몸을 기울여 기술적인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포물선을 그리며 서서히 좌중간 관중석으로 빨려들어갔다. 3-3 동점을 만드는 비거리 114m의 극적 스리런포. 3루측 응원석을 가득 메운 1만명이 넘는 홈 팬을 열광케 한 한방이었다.
2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올시즌 삼성전 2연패를 설욕하려던 김민우를 좌절케 한 순간이기도 했다.
김민우는 3-3이던 5회 2사 2,3루에서 다시 피렐라를 만났다. 초구도 던지기 전에 벤치에서 고의 4구 지시가 떨어졌다. 3회에도 그랬어야 할까. 상황적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최악이었다.
시즌 22호 홈런으로 LG 김현수와 함께 홈런 공동 2위로 올라선 피렐라는 김민우를 상대로 9타수4안타(0.444)로 시즌을 마쳤다. 4안타 중 무려 3개가 홈런이었다. 이 정도면 피하지 않은 것이 유죄였다.
끝이 아니었다. 한화에게는 '피렐라 공포극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4-4로 팽팽하던 9회말 2사 후 피렐라에게 마무리 강재민이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4대5로 이틀연속 연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어떤 상황이든 승부처에서는 차라리 피해가는 게 나은 무시무시한 강타자. 두차례의 정면승부가 초래한 결과는 쓰라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