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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2루에 전력질주를 했다. 교체도 거부했다.
KT 위즈의 홈런왕 박병호가 투혼을 보였다. 홈런이 아닌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벼랑 끝으로 떨어지던 팀을 끌어올렸다.
2-2 동점이던 5회말 2사 1,2루서 바뀐 세번째 투수 최원태에게서 역전 1타점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KT로 돌린 박병호는 7회말 최고의 장면을 연출했다.
5-4로 쫓긴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좌익선상으로 떨어지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좌측 펜스까지 굴러가 보통 선수들이라면 충분히 2루까지 여유있게 도달했을 테지만 타자는 발목 부상으로 전력질주가 안되는 박병호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성큼성큼 뛰었다. 본인의 최대치로 뛰어 세이프.
이 장면을 보며 이강철 감독은 "속으로 천천히 뛰라고 계속 말이 나오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박병호는 "최근에 가장 빨리 뛴 것 같다. 그런데 그때는 말려도 뛰었을 것 같다"면서 "점수가 필요한 상황인데 1루에서 멈춰 2루에 못가면 분위기상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열심히 뛰었다"라고 했다. 다행인 것은 그렇게 뛰었으나 다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 박병호는 이후 황재균의 2루타 때 열심히 뛰어 득점까지 했다. 박병호는 "도착했을 때 다리상태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라고 했다.
원래는 이 때 교체가 예정됐다고. 하지만 박병호가 이를 거부했다. 박병호는 "다음에 한타석 더 들어올 것 같아서 교체 안하겠다고 했다"라고 실제로 8회말 타석에 들어서 좌측 담장을 살짝 맞고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가는 안타를 쳤다. 처음에 아웃 판정이었지만 비디오판독이 신청됐고 안타로 번복됐다. 박병호는 "나는 바로 잡혔다고 생각해 그냥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는데 비디오판독을 한다고 해서 이상했다"면서 "선수들이 잡히기 전에 펜스에 맞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 안타로 박병호는 올해 첫 4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5차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박병호는 "어제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점수차가 벌어져서 힘들었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인데 그때그때 다르다"면서 "오늘 경기는 타순을 가리지 않고 잘치고 좋은 작전도 나왔다. 모두 중요한 순간에 타석에 들어가는 좋은 경험을 했다. 오늘 좋은 분위기로 경기한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