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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힘들었다."
이로써 벌랜더는 월드시리즈 9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앞서 8경기에서 6패만을 당했다.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벌랜더는 1회말 선두 카일 슈와버에게 94마일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총알같은 우측 솔로홈런을 내주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2-1로 앞선 5회말 2사 2루서 닉 카스테야노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한 저스틴 벌랜더는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던 벌랜더는 곧 더스티 베이커 감독으로 다가가 포옹을 했다.
경기 후 벌랜더는 폭스스포츠 인터뷰에서 "오늘 쉽지 않았다. 많이 힘들었다(It was a lot of work)"며 "난 정말 이기고 싶었다. 내 개인적인 승리가 아니라 팀 승리를 정말 원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상대 타자들은 날 카트에 넣고 샤워실로 들이밀어 물을 흠뻑 끼얹으며 괴롭혔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기쁜 승리같다"고 했다. 그만큼 필라델피아 타자들에게 혼쭐이 났다는 얘기다.
베이커 감독도 "위기를 벗어나는 게 최고의 투수였다. 나에게도 오늘은 벌랜더가 이끈 경기였다. 누가 그런 상황에서 그보다 더 잘 던질 수 있겠나"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지난 1차전서 벌랜더가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을 때 베이커 감독은 "보통 2점차 리드면 충분한데, 그렇게 편안한 상황에서 그렇게 던지다니 정말 놀랍다"며 실망스러워했었다.
'2-3-2' 방식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2승2패 후 5차전을 이긴 뒤 6,7차전 홈에서 시리즈를 승리로 끝낸 건 24번 중 19번이다. 즉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통계적으로 79%에 이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